생 마르탱 운하 (Canal St Martin)

그리고 또 하나의 자유분방함의 극치, 생 마르탱 운하입니다. 여기는 마레지구와도 멀지 않고 바스티유와도 멀지 않아요. 또 이 운하 주변으로 카페, 레스토랑, 술집 등 많이 발달해 있어서 프렌치 MZ들이 즐겨 찾는 장소이기도 하죠. 날씨 좋을 때 생 마르탱 운하 가 보시면 정말 빽빽하게 운하 주변에 앉아서 친구들과 얘기하고 맥주 한 잔 하고 있어요. 여기는 피크닉 매트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바닥에 턱 앉아서 그 자유로움을 즐기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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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운하는 한국의 청계천과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요, 청계천의 경우 과거 복개되었다 복원된 반면 생 마르탱의 경우 현재도 일부 구간인 ‘포부흐그 뒤 떵쁠르 길에서 바스티유 광장까지’가 복개되어 넓은 대로와 공공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바스티유 광장 아래로는 생 마르탱 운하가 연결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생 마르탱 운하는 북쪽의 라 빌레트 유역과 남쪽의 센강을 잇는 길이 약 4.5km의 운하예요. 나폴레옹 시대에 공사를 시작해 1825년에 완공됐고, 그중 2km가 넘는 구간이 지하로 흘러요. 양 끝의 수면 높이가 25m 가까이 차이 나서 갑문 9개로 물높이를 맞춰 가며 배가 오르내리고, 배가 지나갈 때 옆으로 돌아가는 회전교도 2개 있어요. 초록색 철제 인도교 위에서 갑문에 물이 차오르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이 운하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예요.
운하 동쪽 케 드 젬마프 길의 오텔 뒤 노르(Hôtel du Nord)도 알아 두면 좋아요. 1938년 마르셀 카르네 감독의 영화 「북호텔」의 무대가 된 건물로, 지금은 레스토랑 겸 바로 운영되고 있어서 산책하다 들러 식사하기 좋아요.
사실 저는 운하 자체가 예쁘다기보다는 그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찾는 곳인 것 같아요. 시간이 없으시다면 패스하셔도 되지만 여유가 있으시면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어떻게 가나요?
메트로 5호선 자크 봉세르장(Jacques Bonsergent)역에서 내리면 운하까지 금방이에요. 레퓌블리크역에서 걸어가도 10분 안팎이고, 본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마레지구나 바스티유에서 산책 삼아 걸어오셔도 좋아요. 파리 교통편이 처음이라 헷갈리신다면 교통권·존 챕터를 먼저 봐주세요.
운하 크루즈 타보기
생 마르탱 운하의 숨은 재미는 배를 타고 수문(갑문)을 통과해 보는 거예요. 운하 전문 선사 카노라마(Canauxrama) 기준으로 1시간 15분짜리 익스프레스 크루즈가 18유로, 전기 보트로 도는 에코 크루즈가 20유로부터, 바스티유에서 라 빌레트까지 2시간 30분 동안 도는 '올드 파리' 코스가 23유로예요. 특히 올드 파리 코스는 바스티유 광장 아래 복개된 지하 구간을 배로 통과하는데, 위에서 걸을 때는 상상이 안 되는 풍경이라 색달라요. 요금과 운항 시간은 시즌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예약 전에 공식 홈페이지를 확인해 주세요.
주변에서 뭐 하고 놀까?

운하 양쪽의 케 드 발미(Quai de Valmy)와 케 드 젬마프(Quai de Jemmapes)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반나절이 갑니다. 영화 아멜리에에서 주인공이 물수제비를 뜨던 곳이 바로 이 운하라서, 초록색 철제 다리 위에서 같은 구도로 사진을 찍는 분들도 많아요. 편집숍과 빈티지 가게, 브런치 카페가 골목마다 있어서 쇼핑과 커피를 겸하기 좋고, 해 질 무렵엔 본문에서 말씀드린 대로 운하변에 앉아 맥주 한 잔 하는 게 제일이에요. 근처 마트에서 간단한 안주만 사 오면 준비 끝입니다.
이어 걷기 좋은 루트
시간이 넉넉하다면 운하를 따라 북쪽으로 계속 걸어 라 빌레트 유역(Bassin de la Villette)까지 가보세요. 수면이 넓어지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데, 여름철에는 수변에 놀거리가 생겨 현지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곳이에요. 반대로 남쪽으로 내려가면 레퓌블리크 광장을 지나 마레지구로 이어지니,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반나절 산책 코스로 손색이 없습니다. 운하변은 주말 오후에 특히 붐비니 한적한 분위기를 원하시면 평일 낮이나 오전을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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