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계절에 따른 날씨 변화는 있지만 극단적인 온도 변화는 드문 편이에요. 또 파리는 한국보다 건조한 날씨라서 여행하기에는 전반적으로 쾌적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파리를 여행해야 한다고 하면 저는 4, 5월 그리고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를 선택할 것 같아요. 그럼 각 계절 날씨를 간단하게 알아보면서 제가 왜 저 시기를 선택했는지 알려드려볼게요.
봄

파리의 봄은 3월부터 시작되며 6월부터는 여름으로 넘어가는 편이에요. 3월부터는 봄 옷을 입기 시작해서 여행 와서 멋내기도 좋은 계절이고 점점 파리가 푸릇해지는 시기입니다. 4월부터는 벚꽃도 볼 수 있습니다. 파리지앵들도 슬슬 공원에 피크닉 하러 나오고요 비도 많이 오는 시기도 지났습니다. 해도 3월 말부터 썸머타임이 시작됨을 기준으로 조금씩 길어지기 시작해서 딱 파리를 즐기기 좋은 시기예요. 3월은 겨울과 봄의 과도기라 4월부터의 여행을 추천드립니다.
여름
파리의 여름은 6월부터 찾아옵니다. 제 기준 파리에서 제일 더운 시기는 6월 말에서 8월 초까지인 것 같아요. 그나마 다행인 건 파리는 한국보다 습하지 않아 숨이 턱 막히는 더위는 아닙니다. 또 극도의 무더위가 아닌 경우에는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한 편이에요. 그러나 파리에도 무더위, 열대야가 존재합니다. 다만 그게 여름 내내 지속되는 건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 정도의 더위가 몇 번 찾아오기 때문에 그때만 버티면 살 만한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파리의 여름 색채를 가장 좋아하기는 해요.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 파리의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고 구름도 너무 예쁜 계절이에요. 또 핑크빛 노을을 보기도 좋고 해가 10시 넘어서 져서 여행하기도 좋은 시기죠. 사진 찍기에도 색감이 너무 예쁘게 나오고요. 비도 거의 오지 않습니다. 저녁에 피크닉하기도 선선해서 괜찮습니다. 센강이나 에펠탑 앞, 생마르탱 운하는 피크닉 하는 사람들로 늘 붐벼요. 파리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경험하기에는 여름은 베스트 계절입니다.
그런데 왜 여름은 추천하지 않느냐? 바로 에어컨이 잘 없기 때문입니다. 호텔을 제외한 숙소는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많고요 하물며 식당에도 많지 않습니다. 백화점도 시원한 편이 아니에요. 버스나 지하철이요?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저 한여름에 버스 타다가 실신한 젊은 프랑스인 봤어요. 또 기차도 무더위 때문에 파업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에어컨 생활에 너무 익숙한 한국분들에게는 파리의 여름은 너무 힘들 수 있어요. 만약 저는 에어컨 없이도 살 수 있다 하시는 분들은 여름도 추천드리지만 아니신 분들에게는 여름보다는 다른 계절을 추천드려요. 만약 여름밖에 여행을 올 시간이 없다고 하신다면 저는 6월 초 혹은 차라리 8월을 추천드리는 편입니다. 그리고 여름에 오시는 분들에게 하나의 꿀팁 소개해드리면 식당 유리에 ‘Salle Climatisée’라고 적힌 곳은 에어컨이 나오는 곳입니다. ‘Climatisée’가 에어컨이 된다는 소리예요. 이 단어, 여름 여행하신다면 꼭 기억해두세요. 한여름에 오아시스 같은 곳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여름에 오신다면 유념해야 할 부분이 하나 더 있어요. 보통 7월에서 8월은 프랑스 바캉스 기간입니다. 프랑스는 대략 2-3주 정도 여름 바캉스를 떠납니다. 그 말은 바로 그때 오시면 가고 싶었던 맛집, 카페들이 바캉스를 떠나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어요. 따라서 꼭 가고 싶은 곳은 언제 바캉스가 시작하는지 확인하고 오시길 당부드립니다.

가을

9월부터는 파리의 가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제 기준 9월 그리고 10월 중순까지는 여행하기 좋은 날씨예요. 아직 비가 많이 오지 않고 날씨도 얇은 가을 옷으로 지낼 수 있습니다. 또 예쁘게 단풍이 드는 시기라 로맨틱할 수 있어요. 여름 시기가 지나면서 여행객들도 좀 줄어들어 비교적 여유롭게 여행하실 수 있어요.

다만 10월 말 혹은 11월부터는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많습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보니 인스타나 유튜브의 색감이 쨍쨍한 파리를 기대하고 오시면 실망하실 수 있는 시기입니다. 바람도 차가워지기 시작해 두꺼운 옷이 필요하지만 한국보다 추운 날씨는 아니에요. 따라서 가을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저는 11월 전에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겨울
사진48. 2월, 비 때문에 범람한 센강
12월부터 2월까지는 파리의 겨울입니다. 춥고 비가 자주 와 습한 날씨가 특징이에요. 다만 한국만큼 춥지는 않습니다. 저는 파리에 있을 때 겨울에 패딩 입은 적은 없어요.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많긴 한데 저는 좀 추워도 코트로 버텼습니다. 그래도 버틸만한 날씨예요. 그런데 문제는 파리는 한국만큼 난방이 잘 되어 있지 않아요. 한국은 온돌 문화라 보일러를 틀면 바닥부터 뜨끈해지잖아요 그런데 파리는 그런 게 없습니다. 라디에이터가 있지만 라디에이터는 그 주변만 따뜻해요. 그래서 겨울 여행을 하시면 핫팩이나 미니 전기담요를 챙겨가시는 게 좋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의 겨울은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세요. 왜냐고요? 바로 크리스마스가 있는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12월 초부터 파리는 화려하게 변해요. 거리들은 형형색색의 조명들로 꾸며지고요 백화점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크리스마스 장식에 들어갑니다. 생각보다 아주 화려해져요. 그리고 많은 여행객들이 기대하시는 크리스마스마켓도 12월 초쯤부터 한 달가량 시작합니다. 저는 비를 싫어해서 파리의 겨울은 좋아하지는 않지만 크리스마스마켓 덕분에 겨울이 기다려지기는 해요. 다들 가시면 따끈한 찐 프랑스식 뱅쇼 드셔보시길 바랍니다.


제 나름의 취향대로 여행 시기를 추천드려보았는데요, 사실 날씨에도 취향이라는 게 존재하듯이 개개인 선호하시는 계절은 다르신 것 같아요. 저는 제 취향껏 추천드려봤고요 제가 설명드린 날씨를 참고하셔서 좋아하시는 계절에 여행 가시면 다들 만족하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