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식당, 간판의 단어부터 읽으면 절반은 해결돼요
파리에서 식당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부딪히는 건 메뉴가 아니라 식당의 종류예요. 비스트로, 브라스리, 레스토랑, 카브 아 망제처럼 간판에 붙는 단어가 가격대와 분위기, 식사에 걸리는 시간을 어느 정도 말해 줘요. 이 구분만 알아도 예약이 꼭 필요한지,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은지 같은 고민이 줄어들어요.

캐주얼한 비스트로의 대표적인 예가 마레 지구의 르 꺄호(Le Carreau)예요. 앙트르코트(등심 스테이크), 뵈프 타르타르, 치즈버거처럼 실패 확률이 낮은 메뉴가 중심이라 첫 식사로 삼기에 무난해요. 반대로 격식 있는 저녁을 원한다면 레 110 드 따유벙(Les 110 de Taillevent) 같은 파인다이닝이 맞아요.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따유벙이 운영하는 곳으로, 글라스 와인을 110종이나 갖춰 잔 단위로 여러 와인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에요(2025년 7월 기준).

가정식 프렌치는 몽마르트 언덕에서
관광지 한가운데에서도 클래식한 가정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요. 몽마르트의 르 포타제 뒤 뻬흐 띠에히(Le Potager du Père Thierry)는 양파 수프, 오리 스테이크, 타르티플레트처럼 프랑스 가정에서 오래 먹어 온 메뉴를 내요. 사크레쾨르 성당을 둘러본 뒤 언덕을 내려오며 들르기 좋은 위치라 몽마르트 산책 일정과 묶으면 자연스러워요. 언덕 주변 동선은 가이드북의 '파리 몽마르트 지구 - 예술가의 언덕' 챕터를 참고하세요.
- 양파 수프(Soupe à l'oignon) — 치즈를 올려 오븐에 구운 진한 수프
- 오리 스테이크(Magret de canard) — 겉은 바삭하게, 속은 분홍빛으로 굽는 오리 가슴살
- 타르티플레트(Tartiflette) — 감자·베이컨·치즈를 오븐에 구운 알프스 지방 요리
- 앙트르코트(Entrecôte) —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등심 스테이크
- 뵈프 타르타르(Tartare de bœuf) — 날 소고기를 다져 양념한 요리
가볍게 먹고 싶은 날엔 갈레트와 타파스
코스 요리가 부담스러운 점심에는 갈레트가 대안이에요. 브헤즈 카페(Breizh Café)는 브르타뉴식 갈레트 전문점으로, 메밀 반죽에 햄·치즈·달걀을 올린 짭짤한 갈레트와 디저트용 크레페를 모두 다뤄요. 브르타뉴 사람들처럼 사과 발효주인 시드르를 곁들이는 게 정석이에요.
여러 접시를 조금씩 나눠 먹고 싶다면 모던 프렌치 타파스바가 있어요. 프레디스(Freddy's)는 일본식 요소를 섞은 타파스가 특징이고, 라벙 꽁뚜와 뒤 마르쉐(L'Avant Comptoir du Marché)는 스타일이 다양한 소접시를 카운터에서 즐기는 곳이에요. 둘 다 정해진 코스가 없어서 식사 시간을 유연하게 잡을 수 있어요.
와인바는 술집이 아니라 저녁 식사 장소예요
파리의 와인바는 안주 몇 가지에 잔술만 파는 곳이 아니라, 제대로 된 한 끼가 가능한 곳이 많아요. 셉팀 라 꺄브(Septime La Cave)는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셉팀이 운영하는 내추럴 와인바로, 젊은 손님이 많고 분위기가 활기차요.
르 바홍 후즈(Le Baron Rouge)는 오크통에서 와인을 바로 따라 주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고, 주말이면 굴을 곁들이는 손님으로 붐벼요. 조용히 대화하며 마시고 싶다면 차분한 분위기의 라따슈(L'attache) 쪽이 어울려요.
프렌치가 물릴 때 고를 수 있는 선택지
며칠 연속 프렌치를 먹다 보면 다른 음식이 당기는 순간이 와요. 나츄렐멍(Naturellement)은 프렌치 감각을 더한 모던 이탈리안으로 부라타와 송아지 타르타르가 대표 메뉴예요. 블랜드(Blend Hamburger)는 수제버거 전문점인데 베이컨 치즈버거와 고구마 튀김 조합이 잘 알려져 있어요. 해산물이 먹고 싶다면 포르투갈 식당 페드라 알타(Pedra Alta)가 있어요. 랍스터·새우·오징어 구이가 푸짐하게 나와 여럿이 나눠 먹기 좋아요.
동선에 맞춰 고르는 게 가장 현실적이에요
파리는 식당이 워낙 많아 목록만 들고 다니면 오히려 결정을 못 해요. 그날 머무는 지구를 기준으로 후보를 두세 곳으로 좁히는 편이 나아요. 마레에서 오후를 보낸다면 르 꺄호, 몽마르트라면 르 포타제 뒤 뻬흐 띠에히처럼 동네와 식당을 미리 묶어 두는 식이에요. 지구별 특징은 '파리 마레 지구 - 귀족 저택과 트렌디한 거리' 챕터에 정리돼 있어요.
예산은 비스트로·갈레트·와인바를 기본으로 두고, 파인다이닝은 여행 중 한 번으로 정해 두면 계산이 단순해져요. 파리 식비의 대략적인 수준은 '파리 물가 : 숙소비와 하루 식비 예산 정리' 챕터를 참고하세요. 인기 있는 곳은 저녁 자리가 빨리 차니 구글맵에서 위치와 함께 예약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두는 게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