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뉴판은 크게 세 줄로 읽으면 돼요
파리 비스트로 메뉴판을 처음 펼치면 낯선 단어가 한꺼번에 쏟아져요. 그런데 구조만 알면 생각보다 단순해요. 대부분 엉트레(전식), 플라(본식), 데세르(디저트) 세 묶음으로 나뉘고, 손님은 이 중 두세 가지를 골라 코스처럼 먹어요. 전식과 본식만 시켜도 되고, 본식과 디저트만 골라도 괜찮아요.
그래서 메뉴판 전체를 해독하려 하기보다, 각 묶음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표 메뉴 몇 가지만 알아 두면 충분해요. 아래에서 묶음별로 자주 보이는 이름과 그 정체를 정리했어요.
엉트레(전식) — 도전 메뉴와 안전한 메뉴
전식 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에스카르고와 푸아그라예요. 달팽이 요리와 거위 간 요리로, 호불호는 분명히 갈리지만 파리에서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대표 전식이에요. 전식은 양이 많지 않아서 입에 안 맞아도 부담이 크지 않아요.
모험이 부담스럽다면 양파 수프나 프랑스식 맛조개 요리처럼 따뜻하고 감칠맛이 도는 메뉴가 안전해요. 생선알로 만든 크림인 타라마는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서, 숙소에서 바게트에 발라 먹는 가벼운 전식으로도 좋아요.
- 에스카르고: 달팽이 요리, 호불호가 있지만 대표 전식
- 푸아그라: 거위 간 요리, 한 번쯤 도전할 만한 메뉴
- 양파 수프: 따뜻하고 감칠맛 있는 무난한 선택
- 맛조개 요리: 프랑스식으로 조리한 조개 요리
- 타라마: 생선알 크림, 마트에서도 구입 가능
본식(플라) — 비스트로 정석 메뉴 읽기
본식 칸에서 자주 보이는 이름 중 하나가 뵈프 타르타르예요. 프랑스식 소고기 육회로, 생고기에 올리브유·머스터드·케이퍼 등을 버무려 산뜻하게 먹는 요리라 육회를 즐긴다면 낯설지 않아요. 오리 스테이크는 지방과 살의 균형이 좋은 메뉴로, 꿀이나 오렌지 소스와 함께 나오면 더 맛있어요.
옛날식 비스트로에는 가정식 계열이 자주 올라와요. 와인에 소고기를 조린 뵈프 부르기뇽, 닭고기를 와인에 조린 꼬꼬뱅, 송아지 스튜인 블랑케트 드 보, 채소 스튜인 라타투이가 대표적이에요. 이름에 '부르기뇽'이나 '꼬꼬뱅'이 보이면 '와인에 오래 조린 요리'라고 이해하면 돼요.
코스가 부담스러운 날의 한 끼
매 끼니를 전식·본식·디저트로 먹기엔 시간도 위장도 버거워요. 그럴 땐 한 접시로 끝나는 메뉴를 고르면 돼요. 브르타뉴 지방의 전통 음식인 갈레트는 메밀가루로 만든 크레페 스타일 식사로, 속 재료가 다양해서 점심 한 끼로 딱 맞아요.
아침이나 브런치로는 식사용 타르트인 키슈, 그리고 크로크무슈와 크로크마담이 카페 메뉴판에 흔해요. 의외의 선택지로 쌀국수도 있어요. 베트남식 쌀국수가 프랑스 현지 입맛에 맞춰 바뀐 요리로, 파리에서 꽤 인기가 있어 국물이 그리운 날 찾기 좋아요.
디저트와 빵집 — 이름만 보고 고르기
디저트 칸이나 빵집 진열대에서는 마카롱, 마들렌, 에클레르, 몽블랑처럼 익숙한 이름부터 고르면 실패가 적어요. 여기서 한 걸음 더 가면 크림이 가득 든 생토노레, 프랄린 크림을 채운 파리 브레스트가 있어요. 작은 슈에 설탕 알갱이를 뿌린 슈케트는 가볍게 집어 먹는 간식이라 걸으면서 먹기 좋아요.
빵집에서는 바게트·크루아상·팽오쇼콜라가 기본이지만, 바닐라 크림과 초콜릿이 든 팽오스위스나 달팽이 모양으로 말아 구운 빵도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해요. 바게트 이야기는 가이드북의 '파리 바게트 뜻과 다 똑같이 생긴 이유, 모르고 먹으면 지나치는 이야기' 챕터에 따로 정리돼 있어요.
어디서 먹을지, 얼마나 쓸지
어느 동네에서 먹을지 고민이라면 '마레·생제르맹·바스티유 쇼핑과 맛집' 챕터가, 한 끼 예산 감이 필요하면 '파리 물가 : 숙소비와 하루 식비 예산 정리' 챕터가 도움이 돼요. 메뉴판을 읽을 줄 알면 어느 가게에 들어가도 주문이 훨씬 편해지니, 위에 나온 이름들만 눈에 익혀 두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