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집과 파티스리, 먼저 구분해 두세요
파리에서는 흔히 '빵집'이라고 뭉뚱그려 부르지만 실제로는 두 갈래로 나뉘어요. 바게트·깜빠뉴·크루아상처럼 매일 먹는 빵을 굽는 곳이 있고, 케이크·에클레어·마들렌 같은 디저트를 주력으로 만드는 파티스리가 있어요. 한 가게가 둘 다 하는 경우도 많지만 잘하는 쪽은 대체로 정해져 있어요. 그래서 '어디가 맛있나'보다 '오늘 뭘 먹고 싶나'를 먼저 정하면 가게 고르기가 훨씬 쉬워져요.
아래에서는 먹고 싶은 것 기준으로 가게를 묶어 정리했어요. 바게트가 다 비슷하게 생긴 이유가 궁금하다면 가이드북의 '파리 바게트 뜻과 다 똑같이 생긴 이유, 모르고 먹으면 지나치는 이야기' 챕터를 먼저 읽어 두면 빵집 구경이 더 재밌어져요. 이 글의 가게 정보는 2025년 7월 기준이에요.
바게트와 크루아상이 목적이라면
정통 빵이 목적이면 동네 빵집 분위기의 르 그흐니에 아 빵이 기준점이 돼요. 파리 최고의 바게트 상을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 받은 곳으로, 바게트뿐 아니라 바게트 샌드위치와 깜빠뉴도 평이 좋아요. 외관이 소박해서 지나치기 쉬운데, 진열대의 크루아상과 빵오쇼콜라까지 챙겨 보세요.

유토피는 바게트와 샌드위치가 강점인 곳이에요. 검은색 바게트가 있는데 고소한 편이라 버터만 곁들여도 충분해요. 다만 이 집에서 빵만 사서 나오면 아쉬워요. 참깨 에클레어가 따로 있는데, 고소한 참깨가 단맛을 눌러 줘서 디저트에 자신 없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요.
케이크와 시즌 디저트를 앉아서 먹고 싶다면
봉떵은 계절마다 주력 디저트가 바뀌는 가게예요. 봄에는 딸기를 쓴 디저트가, 가을과 겨울에는 몽블랑이 대표 메뉴로 올라와요. 크림 케이크가 특히 부드러운 편이고, 정원처럼 꾸민 테라스가 있어서 포장보다 앉아서 티타임을 하기에 어울려요.
시릴 리냑의 파티스리에서는 에퀴녹스라는 시그니처 케이크를 기억해 두세요. 바닐라 버번 크림에 카라멜과 스페큘러스를 겹친 구성이라 한 입에 여러 결의 맛이 느껴져요. 레몬 타르트, 퀸아망, 초콜릿 디저트도 함께 찾는 메뉴예요.
마들렌·까눌레 같은 구움과자가 목적이라면
몽마르트 언덕을 걷는 일정이라면 파티스리 질 마샬을 끼워 넣기 좋아요. 마들렌과 까눌레가 시그니처인데, 익숙한 구움과자를 현대적으로 손본 메뉴가 많아서 클래식과 새로움을 같이 맛볼 수 있어요. 언덕 동선은 가이드북의 '파리 몽마르트 지구 - 예술가의 언덕' 챕터와 함께 보면 계획하기 편해요.

리츠 파리 르 꽁뚜와는 호텔 파티스리답게 완성도가 높은 곳이에요. 층을 쌓아 만든 엉트르메와 리츠 오 레 카라멜이 대표 메뉴지만, 케이크 한 조각이 부담스러우면 촉촉한 마들렌만 사도 만족스러워요. 호텔 파티스리 특유의 분위기를 가볍게 경험하는 방법이에요.
초콜릿과 가을·겨울 한정 메뉴
위고 앤 빅토르는 초콜릿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계절 메뉴가 강해요. 가을에는 밤을 넣은 마롱 밀푀유, 겨울에는 갈레트가 나와요. 여행 시기가 가을이나 겨울에 걸친다면 초콜릿보다 이쪽을 먼저 확인해 보세요. 페이스트리와 케이크 종류도 여럿 있어서 초콜릿에 관심이 없어도 들를 만해요.
하루 동선에 넣을 때 요령
가게가 여럿이라 다 가려고 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제대로 못 먹어요. 아래 네 가지만 지켜도 훨씬 여유로워져요.
- 빵집은 오전에, 파티스리는 오후에 — 바게트와 크루아상은 관광 동선 시작 전 오전에 사고, 케이크는 앉아서 먹을 곳을 정해 오후 티타임에 가는 식으로 나눠요.
- 한 가게에서 한두 가지만 — 여러 곳을 돌 계획이면 각 가게의 대표 메뉴만 골라야 끝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 시즌 메뉴는 방문 시기와 맞춰 확인 — 몽블랑·마롱 밀푀유·갈레트는 가을·겨울에 나오는 메뉴라 여름에 가면 없을 수 있어요.
- 포장은 상하지 않는 것만 — 크림 케이크는 그 자리에서 먹고, 마들렌·까눌레·초콜릿처럼 들고 다녀도 괜찮은 것만 숙소로 가져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