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도바와 론다


덧붙여서 세비야에서 갈 수 있는 근교 도시들을 좀 말씀드리면 코르도바와 론다입니다. 코르도바는 기차로 40분~1시간 반, 론다는 버스로 한 2시간 40분쯤 걸리는 거리예요. 코르도바는 모스크와 성당이 합쳐져 있는 독특한 건축물인 메스키타 데 코르도바 그리고 론다는 누에보 다리라는 다리가 각 지역을 아주 대표하는 엠블레마틱한 장소들이라 이미 관광객들에게 너무 잘 알려져 있는 곳 입니다. 세비야에 오셨을 때 꼭 두 지역 모두 다 보고 가시면 좋겠어요.
코르도바는 10세기 이슬람 칼리파국의 수도로, 당시 서유럽에서 손꼽히게 큰 도시였어요. 메스키타는 785년 압드 알라흐만 1세가 짓기 시작해 세 차례 증축되며 커졌고, 1236년 가톨릭 왕국이 도시를 되찾은 뒤에는 성당으로 쓰였어요. 16세기에는 기도실 한가운데에 르네상스 양식의 대성당까지 들어서서, 붉은색과 흰색 말굽 아치가 숲처럼 늘어선 이슬람 사원 안에 성당이 박혀 있는 지금의 모습이 됐어요.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고, 1994년에는 주변 역사지구까지 범위가 넓어졌어요.

론다는 해발 700m가 넘는 고원 위에 자리한 절벽 마을이에요. 깊이 100m 안팎의 타호 협곡이 마을을 둘로 가르고 있고, 그 위를 잇는 누에보 다리는 1759년에 짓기 시작해 1793년에 완성됐어요. 헤밍웨이가 즐겨 찾던 곳이라 협곡 옆 산책로에는 그의 이름을 딴 파세오 데 헤밍웨이가 있어요. 다리 위보다 협곡 아래 전망 포인트에서 올려다볼 때 이 마을이 왜 유명한지 실감 나요.
세비야에서 가는 법
코르도바는 기차가 정답이에요. 세비야 산타 후스타역에서 AVE·아반트 같은 고속열차를 타면 45분 안팎, 완행(MD)은 1시간 20분 정도 걸려요. 하루 20편 넘게 다녀서 시간 맞추기도 어렵지 않아요. 반면 론다는 기차 직행이 없어서 버스가 편해요. 세비야 플라사 데 아르마스 터미널에서 다마스(Damas) 버스가 하루 3~4편 출발하고, 2~3시간 걸려요. 편도 15유로 안팎이에요. 론다 버스터미널은 누에보 다리에서 북쪽으로 1km 정도라 내려서 구시가까지 걸어갈 만해요. 안달루시아 지역 이동 전반이 궁금하시면 스페인 대중교통 챕터와 안달루시아 챕터도 같이 봐주세요.
코르도바에서 꼭 볼 것
메스키타는 아침 일찍 가는 게 요령이에요. 월~토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거든요(단체 관람 제한 시간대라 조용히 둘러봐야 해요). 일반 입장권은 성인 15유로, 65세 이상·학생은 12유로, 10~14세는 8유로이고 10세 미만은 무료예요. 개장 시간은 3~10월 기준 월~토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이고, 겨울철(11~2월)엔 저녁 6시까지로 줄어요. 성수기(4~6월, 9~10월)엔 당일 표가 오전에 매진되기도 하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매하는 걸 추천해요. 메스키타 주변의 유대인 지구 골목과 로마교까지 걸어서 다 둘러볼 수 있어요. 그리고 5월 초에 가신다면 파티오 축제를 놓치지 마세요. 주민들이 직접 가꾼 안뜰 정원을 12일간 개방하는 축제인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코르도바를 대표하는 행사예요.
론다에서 꼭 볼 것
론다의 상징은 역시 타호 협곡을 가로지르는 누에보 다리예요. 다리 위에서 보는 협곡도 좋지만, 협곡 아래 전망 포인트까지 내려가서 다리를 올려다보는 풍경이 진짜예요. 다리 바로 옆의 론다 투우장(플라사 데 토로스)도 들러볼 만해요. 1785년에 지어진, 근대 투우의 발상지로 불리는 곳이라 투우 박물관까지 함께 볼 수 있고 입장료는 8~12유로 선이에요. 시간이 넉넉하다면 절벽 아래 마을 세떼닐까지 묶어서 도는 코스도 좋은데, 이건 세떼닐·아르코스 챕터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하루에 둘 다 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무리예요. 코르도바는 세비야에서 북동쪽, 론다는 남동쪽이라 방향이 완전히 달라서 하루에 묶으면 이동만 하다 끝나요. 코르도바 하루, 론다 하루씩 각각 당일치기로 다녀오시거나, 론다는 그라나다로 넘어가는 길에 들르는 동선으로 짜는 게 효율적이에요. 입장료와 운행 시간은 시즌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출발 전에 공식 홈페이지에서 한 번 더 확인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