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로나 쪽만 근교가 아니에요
바르셀로나 근교라고 하면 지로나와 피게레스가 먼저 떠오르지만, 반대편인 남쪽과 서쪽에도 하루 코스로 다녀오기 좋은 곳이 있어요. 해변 마을 시체스, 로마 유적의 도시 타라고나, 그리고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까바의 산지 페네데스예요. 세 곳 모두 산츠역에서 기차 한 번이면 닿기 때문에 일정 중 하루만 비워두면 충분해요.
지로나·피게레스·까다케스 방향은 가이드북의 '바르셀로나 근교 : 지로나·피게레스·까다케스' 챕터에 따로 정리돼 있으니, 이 글은 그 반대 방향만 다뤄요. 산 위의 수도원이 궁금하다면 '바르셀로나 근교 : 몬세라트' 챕터를 함께 보세요.
시체스: 관광보다 휴식에 가까운 해변 마을
시체스는 바르셀로나에서 기차로 35~40분 거리에 있는 작은 해변 마을이에요. 볼거리를 찍고 다니는 곳이라기보다 카페에 앉아 시간을 흘려보내는 곳에 가까워요. 골목마다 작은 부티크와 카페가 숨어 있고, 예전에 피카소와 어울리던 화가들이 머물던 동네라 어딘가 예술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어요.

마을을 한눈에 담고 싶다면 언덕 위 산 바르토메우 이 산타 테클라 성당 앞으로 올라가 보세요. 성당 앞에서 내려다보는 바다가 시체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산츠역이나 그라시아 거리역에서 R2S 노선을 타고 시체스역에서 내리면 돼요.
타라고나: 원형경기장 뒤로 지중해가 보이는 곳
타라고나는 스페인에서 고대 로마의 자취가 가장 잘 남아 있는 도시로 꼽혀요. 바르셀로나 산츠역에서 렌페 열차로 1시간 15분 정도 걸리니 세 곳 중에서는 가장 멀지만, 그만큼 볼거리가 뚜렷해요. 핵심은 바다를 등지고 서 있는 로마 원형경기장이에요. 관중석 쪽에서 지중해를 바라보면 이 도시가 왜 유적으로 유명한지 바로 이해돼요.

경기장을 봤다면 로마 성벽과 옛 광장 터를 따라 걷고, 언덕 위 대성당까지 올라가 도시와 바다를 함께 내려다보세요. 람블라 노바 거리를 따라가면 바다 전망대도 만날 수 있어서, 유적 산책과 해안 풍경을 한 코스로 묶기 좋아요.
페네데스: 까바 와이너리에서 보내는 반나절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까바의 본고장인 페네데스는 산츠역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의 산 사두르니 다노이아역 주변이에요. 프레시넷, 꼬도르니우 같은 이름 있는 와이너리가 이곳에 있어서 양조 과정을 둘러보고 시음까지 해볼 수 있어요.
까바는 샴페인과 같은 전통 방식으로 만들지만, 더 부드럽고 과일 향이 풍부한 편이에요. 현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으니 캐리어에 자리를 남겨두세요. 하루를 통째로 쓰기보다 오전에 다녀와 오후에는 바르셀로나 시내 일정을 이어가는 식이 잘 맞아요.
세 곳 중 어디를 고를까요
세 곳은 성격이 확실히 달라서 여행 스타일에 맞춰 고르면 돼요. 하루에 두 곳을 욕심내기보다 한 곳을 느긋하게 보는 편이 만족도가 높아요.
- 바다와 휴식이 우선이라면 시체스: 이동이 가장 짧고 일정 부담도 적어요
- 역사와 유적이 좋다면 타라고나: 이동은 길지만 볼거리 밀도가 가장 높아요
- 와인을 좋아한다면 페네데스: 반나절이면 충분해 시내 일정과 묶기 좋아요
- 시내 관광을 이미 충분히 했다면 시체스, 아직 볼 게 남았다면 페네데스 반나절이 균형이 맞아요
기차로 움직일 때 알아둘 것
세 곳 모두 출발점은 바르셀로나 산츠역이고, 시체스는 그라시아 거리역에서도 탈 수 있어요. 타라고나는 소요 시간이 가장 길어서 아침 일찍 나서는 편이 좋아요. 열차 종류와 승차권 구매 방법은 가이드북의 '스페인 대중교통과 택시, 어떻게 이용할까?' 챕터에 정리돼 있어요.
이 글의 소요 시간은 2025년 9월 기준이에요. 시간표는 계절과 요일에 따라 바뀌니 출발 전날 렌페 사이트에서 다시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