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이번 챕터에서는 스페인의 유명한 축제를 한 번 알아볼 건데요. 혹시 머릿속에 딱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가 있으신가요? 토마토 던지는 축제? 아니면 달려오는 소떼를 피해서 막 달아나는 사람들? 이런 게 아마 좀 뭔가 기억에 나실 수도 있는데, 맞습니다. 두 축제 모두 다 스페인의 지역 축제들이에요.
토마토축제 (La Tomatina)
미친 듯이 토마토를 던지며 노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축제의 이름은 바로 라 또마띠나(La Tomatina)입니다.

발렌시아주의 부뇰(Buñol) 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로 보통 8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에 열립니다. 2026년에는 8월 26일 수요일에 열려요. 70년이 넘은 축제라고 해요.
처음에는 다 무르고 상품성이 없는 토마토를 던지는 거였는데 축제가 유명해지고 관광객이 넘쳐나면서 이 축제를 위해 토마토를 따로 키울 정도라고 해요. 근데 맛은 없다고 합니다.
오전 10시 쯤 시작하는데 긴 장대에 하몬을 매달고 한 사람이 그 장대를 올라가 하몬을 잡아서 떼면 축제가 시작합니다. 약 2시간 정도 토마토를 던지는데 던질 때의 룰은 무조건 토마토를 한 번 으깨서 던질 것 그리고 웬만하면 물안경이나 눈을 보호하는 장비를 착용할 것 등등 안전에 관련한 것들은 꼭 지켜주시는 게 좋습니다.
유명세를 타고부터는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서 안전사고가 많이 나는 탓에 현재는 티켓을 사야지만 이 토마토 축제에 참여할 수가 있습니다. 2026년 기준 입장권은 인 당 15유로이며 한 사람 당 10장까지 티켓을 살 수가 있어요. 참가 인원이 2만 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보통 5월이면 매진되니, 가실 분들은 1~2월 티켓 오픈되면 서둘러 예매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산 페르민 축제 (San Fermín)
다음으로 아마 유명한 축제는 스페인 북쪽 판플로나 지방에서 7월 6일 정오부터 7월 14일 자정까지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입니다. 3세기 말, 판플로나의 주교였고 현재 나바라 지방의 수호 성인으로 지정된 산 페르민을 기념하는 축제예요. 퍼레이드도 하고 전통놀이도 하고 여러 프로그램이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유명한 건 소몰이축제입니다.

엔씨에로라고 불리는 이 소몰이는 산 페르멘 축제의 가장 대표적인 특색있는 행사인데 아침 8시에 시작되고 투우 경기에 사용될 6마리의 소들을 풀어주며 투우장까지 질주를 시켜요. 이때 이 소들을 피해 수백 명의 참가자가 소들을 앞서 질주합니다. 한 3분 정도 남짓의 시간인데 이 축제 특성 상 항상 행사 동안 부상자가 나온다는 뉴스가 항상 나와요. 저도 몇 번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참 저는 이해가 안 되지만서도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있나 봅니다.
저도 한 번 이 축제 비슷한 걸 본 적이 있는데 그 순례길을 걸을 때, 판플로나 근교의 작은 마을에서 이 소몰이 행사의 좀 규모가 작은 버전이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도시가 북적북적했었는데 그날은 작은 소를 풀어서 놨어요. 소들이 막 뛰어가고 사람들이 그 소들을 쫓아가기도 하고 앞서서 달리기도 하고 하는데 작은 소들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진 않았고 움직임이 막 과격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막 달리라고 하면서 소 한 번 툭툭 치기도 하구 뿔두 막 치고 이러면서 건드리더라구요. 소가 도시를 뛰어다니면서 돌아다니는 광경을 어디서 보겠어요. 신기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소가 너무 불쌍해 보이는 그런 행사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한 번쯤은 열광의 축제를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은 여행의 추억이 되겠죠.
아, 그 축제 날 다들 입는 옷이 있는데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하얀 티셔츠에 빨간 스카프를 매는 게 이 축제의 특징입니다.
라스 파야스 (Las Fallas)
세 번째로는 발렌시아의 라스파야스라는 축제입니다. 매년 3월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발렌시아의 수호 성인인 성 요셉의 축일을 기념하며 열리는 축제예요.
스페인에서 제일 미친 축제라고 하는 이 축제는 1년 동안 800여 개의 거대한 나무 인형을 만들어서 각 구역에 전시를 해 놓고는 축제의 마지막 날인 19일에 이 나무 인형들을 한꺼번에 태움으로써 새로운 봄이 오는 것을 기념하는 축제입니다. 저도 아직 말로만 들었지, 직접 보지는 못했는데 너무너무 가보고 싶은 축제예요.

한 번 발렌시아를 갔을 때 도시 곳곳에 이 나무 인형이 만들어져 있는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진짜 커요. 진짜 화려하고 퀄리티가 진짜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정말 큰 나무 인형은 그 크기가 25~30m에도 달한다고 해요. 그런 인형을 나중에 한꺼번에 다 불태워버리는 축제입니다. 그러면서 불꽃놀이도 하고 전통춤도 추는 축제라고 하는데 정말 기회가 되면 저 또한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축제입니다.
페리아 데 아브릴 (Feria de abril)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축제는 세비야의 페리아 데 아브릴입니다. 스페인에서 제일 중요하게 열리는 행사인 부활절 행사 후에 열리는 축제인데 부활절 행사도 한 번 보시면 좋아요. 보통 3~4월에 부활절 축제가 열리고 2주 후에 페리아 데 아브릴이 열립니다. 2026년에는 4월 21일(화)부터 26일(일)까지 열려요(전야제 격인 '페스카이토' 저녁과 점등식은 4월 20일 밤). 부활절이 끝나고 봄이 온 걸 만끽하면서 1주일 동안 놀고 먹고 마시고 뭐 이런 축제예요. 세비야 센트로 살짝 외곽으로 축제가 열리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 까쎄따 라는 천막들을 쭉 쳐놓고 그 안에서 음식도 팔고 술도 팔고 춤도 추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이때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 플라멩코 옷을 입고 그 축제장을 갑니다. 그러면 축제 기간에 세비야 센트로에 플라멩코 옷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버스를 타면 또 플라멩코 옷을 입은 여자들이 같이 타고 가고 그래요. 근데 너무너무 예쁩니다. 플라멩코 옷이 알록달록 화려하기도 하고 또 디자인이 정말 천차만별에 머리에 꽃들을 다 꽂고 있는데 그 머리 스타일 꽃부터 시작해서 플라멩코 옷 입은 언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재미있는 축제예요.
축제장 근처로 가면 마차를 타고 축제를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치 내가 다른 시대에 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고 또 이때에 세비야나 라는 춤을 추는데 이 춤은 동작이 정해져 있어요.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정해져 있어서 이 춤만 배워도 같은 춤을 추면서 신나게 놀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이 세비야의 카세따는 초대받은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어서 스페인 사람이더라도 초대받지 않은 사람은 까세타에 들어가서 놀 수 없는데 대신 군데군데 모든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퍼블릭 카세타가 있으니까 한번 가셔서 축제를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마치 동화나라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 드는 아주 예쁜 축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