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6월 10일, 왜 하필 이 날짜였을까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오랫동안 '미완성이라서 더 유명한 건물'이었어요. 그런데 2026년 6월 10일, 성당은 한가운데 솟은 예수 그리스도 탑의 완공을 공식적으로 선포했어요. 이 날짜는 우연히 정해진 게 아니에요. 정확히 100년 전인 1926년 6월 10일이 안토니 가우디가 세상을 떠난 날이거든요.
가우디는 바르셀로나 시내를 가로지르는 그란비아에서 트램에 치이는 사고로 73세에 숨졌어요. 평생을 바친 성당은 그가 죽던 날에도 공사 중이었고, 그 뒤로도 한 세기 가까이 그 상태였죠. 100주기에 맞춰 가장 높은 탑을 올린 건, 이 건물이 한 사람의 생애를 넘어 도시 전체가 이어받은 작업이라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선택이에요.
172.5m 예수 탑,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가 됐다는 뜻
완공된 예수 그리스도 탑의 높이는 172.5m예요. 이로써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독일의 울름 대성당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 건물이 됐어요. 숫자만으로는 감이 잘 안 오지만, 바르셀로나 시내 어디에서든 지붕선 위로 탑이 보인다는 걸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요. 에이샴플레 격자 거리 끝에서 문득 탑이 보이는 순간이 이 도시 산책의 작은 즐거움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가우디는 성당이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전해져요. 사람이 만든 것이 자연을 넘어서면 안 된다는 이유였죠.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교회'라는 타이틀도 도시의 언덕 아래에서 멈춘 높이라는 점이 이 건물다운 부분이에요.
교황 방문이 여행자에게도 의미가 있는 이유
완공 선포 현장에는 레오 14세 교황이 직접 참석해 축복을 내렸어요. 교황이 바르셀로나를 찾은 건 2010년 베네딕토 16세가 성당 봉헌식을 집전한 이후 16년 만이에요. 2010년 봉헌 뒤에는 방문객이 38% 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번은 규모 면에서 그때보다 훨씬 큰 사건이라 당분간 관람객이 더 몰릴 가능성이 높아요.
그래서 2026년 하반기 이후 방문을 계획한다면 예매를 미루지 않는 게 좋아요. 시간대가 빠르게 마감되는 성당이라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잡아두는 편이 안전해요. 티켓 종류를 고르는 요령은 가이드북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예매, 티켓 4종 중 뭘 고를지 헷갈린다면' 챕터에 정리돼 있어요.
탑이 완공됐다고 성당이 다 끝난 건 아니에요
여행자가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이거예요. '완공'이라는 말이 붙었지만, 2026년 6월에 완성을 선포한 대상은 중앙의 예수 탑이에요. 정면 파사드와 주변 조각, 부속 공간 같은 남은 공정은 그 뒤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니 방문했을 때 크레인이나 가림막이 일부 보이더라도 잘못 온 게 아니에요. 오히려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하면 관람이 다르게 느껴져요.

- 예수 탑 내부나 전망 구역이 일반 관람객에게 열리는지, 열린다면 별도 티켓이 필요한지
- 방문 시점에 어느 파사드 쪽이 공사 중인지 (사진을 찍고 싶은 방향과 겹치는지)
- 교황 방문 전후로 예정된 미사나 특별 행사로 관람이 제한되는 날이 있는지
- 탑 완공 이후 예매 마감 속도가 얼마나 빨라졌는지 (원하는 날짜의 잔여 시간대)
100주기의 가우디를 하루에 묶어 보는 법
사그라다 파밀리아만 보고 나오면 이 100년의 이야기는 반쪽이에요. 가우디가 사고를 당한 그란비아는 성당에서 멀지 않고, 그가 잠든 곳은 다름 아닌 이 성당의 지하 예배당이에요. 성당 안에서 지하 예배당 방향을 한 번 눈여겨보는 것만으로도 관람의 결이 달라져요.
시간이 있다면 성당을 본 뒤 구엘 공원이나 까사 바뜨요 같은 다른 가우디 건물로 이어가는 동선을 추천해요. 미완성인 채로 남겨진 성당과 생전에 완성한 건물을 같은 날 보면, 왜 이 사람이 한 건물에 40년 넘게 매달렸는지 조금은 짐작이 가거든요. 각 건물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는 '가우디 건축 다섯 곳, 사진만 찍고 오면 놓치는 것들' 챕터를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