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부 지역

아까 위의 챕터에서 북부지방이라고 소개해드린 아라곤, 바스크, 라리오하, 아스투리아스, 깐따브리아, 갈리시아 지역이 쭉 있는데 이 이름들은 좀 생소하시죠?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하면 지나갈 수 있는 곳들입니다. 시간을 내셔서 꼭 가보셔라 보다는 혹시 나중에 순례길을 걸으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찬찬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엄청 크고 화려한 도시들은 아니지만 또 다른 스페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도시들입니다.
근데 혹시 ‘내가 여행을 좀 길게 왔다, 그래서 이미 주요 관광 도시들은 다 섭렵을 했고 그 외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아니면 혹시 스페인 여행을 왔다가 나 좀 지금 더워서 미쳐버리겠다’ 하시면 바스크 지역의 빌바오와 산 세바스티안 이 2곳을 추천드립니다.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 문화의 도시
- 산 세바스티안 핀초스와 미쉐린 맛집 가이드
- 마드리드 3대 미술관, 왜 꼭 가야 할까?

스페인 북쪽 해안을 가지고 있어서 여름에도 불같은 더위를 느낄 수 없는 곳이에요. 저도 맨날 여름에 북쪽 가야지, 북쪽 가야지 생각하지만 실상은 더 더운 저 남쪽 바다만 자꾸 찾네요. 근데 8월 한여름에 놀러왔던 제 친구가 안달루시아에서 엄청 고통받고 막판에 빌바오로 넘어갔는데 천국 같은 날씨라고 그러더라고요. 하지만 요새는 1년이 다르게 날씨가 이상해지고 있는 터라 이상 고온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중남부보다는 훨씬 덜 더우실 거예요.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야고보(스페인어로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다고 전해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으로 향하는 길이에요. 여러 갈래 가운데 프랑스 생장피에드포르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출발하는 '프랑스길'이 약 770km로 가장 유명하고, 걸어서 한 달 남짓 걸려요. 스페인 쪽 순례길은 199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어요.
빌바오 서쪽의 칸타브리아와 아스투리아스는 초록 산과 바다가 맞닿은 지역이에요. 아스투리아스와 칸타브리아에 걸친 피코스 데 에우로파는 1918년 스페인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여름에도 선선해서 트레킹하기 좋아요. 칸타브리아의 알타미라 동굴은 구석기 벽화로 유명한데, 원본 동굴은 보존을 위해 닫혀 있고 바로 옆 박물관의 재현 동굴에서 벽화를 볼 수 있어요.
산티아고 순례길, 얼마나 걸을지부터 정하세요

프랑스 국경에서 시작하는 프랑스길 전 구간은 한 달 이상 걸리는 대장정이라, 휴가로 오시는 분들은 마지막 구간만 걷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순례 완주 증서인 콤포스텔라는 도보 기준 마지막 100km 이상을 걸어야 받을 수 있는데, 그래서 산티아고까지 약 111km 지점인 사리아(Sarria)에서 출발하는 6~7일 코스가 가장 인기 있습니다. 출발 전에 순례자 여권(크레덴시알)을 만들어서 길 위의 성당·숙소·카페에서 도장을 받으며 걸으면 되고, 마지막 100km 구간에서는 하루 두 개 이상의 도장이 필요하다는 점만 기억해 두세요.
여름 피서 여행이라면 이렇게
본문에서 말씀드린 대로 북부 해안은 한여름에도 중남부 같은 불볕더위가 드물어요. 미술관의 빌바오와 미식의 산 세바스티안을 축으로 잡고, 두 도시 사이 해안 소도시들을 버스나 렌터카로 이어 도는 일정이 정석입니다. 남부 일정에 지쳤을 때 마지막 2~3일을 북부로 빼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온도가 달라져요. 갈리시아까지 가신다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 광장에서 완주한 순례자들이 배낭을 베고 누워 있는 풍경도 꼭 보세요. 걷지 않은 사람에게도 뭉클한,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문어 요리 뽈보 아 페이라(pulpo a feira) 같은 갈리시아 음식도 이 동네에서 먹어야 제맛이에요. 다만 북부는 여름에도 비가 오락가락하니 얇은 겉옷과 우산은 챙기시는 게 좋습니다. 이동은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에서 빌바오까지 비행기로 들어간 뒤 버스로 도시들을 잇는 방식이 일반적이고, 해안 절경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렌터카가 자유도가 훨씬 높아요. 렌터카를 고민 중이라면 스페인 렌터카 챕터를 참고해 주세요.
죽은 도시를 살리다,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