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

‘메디치 가문에 진심이다’ 라면 또 좋아하실 산 로렌초 성당에서 대각선 방향에 바로 위치한 메디치 리카르디 궁전입니다. 멀지 않아 둘러보시면 좋을 텐데, 꼭 내부 입장까지 하지 않아도 중정까지는 쓱 들어가서 둘러볼 수 있습니다. 공간이 굉장히 예뻐요. 우아하다는 표현이 더 잘 맞을 것 같아요.
이곳은 메디치 가문을 가장 번성하게 했던 인물, 앞에 메디치 챕터 열심히 들으신 분들은 딱 아시죠. 바로 그 국부 코시모가 메디치 가문이 살 곳 으로 지은, 그래서 1460년에 완공된 저택이고 약 80년 후에 또 다른 코시모죠? 코시모 1세가 베키오 궁전으로 그 거처를 옮기기 전까지는 메디치 가문이 살았던 곳이기 때문에 가문의 초기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꼭 봐야 할 벽화가 있는데 바로 동방박사의 행렬 이라는 작품 입니다. 원래 훨씬 규모가 방대한데 [사진94]는 그 중에 일부만 올려놓은 거예요. 이 그림은 메디치 가문의 주문으로 베노초 고촐리라고 하는 화가가 그린 작품인데 동방박사의 행렬 속에 말을 타고 행진하는 3명의 동방박사 모습, 그 안에 당대 메디치 가문의 리더였던 코시모 일 베키오, 그 아들인 삐에로, 그리고 손자, 나중에 위대한 자라는 타이틀을 얻는 로렌조까지 그려 넣었습니다. 특히 이 로렌조는 당시 10살이었기 때문에 가장 앞에 백마를 탄, 화려한 옷에 젊은 청년으로 이제 묘사가 되어 있는데 사실 자기 집 벽에다 자기 가족, 이론들을 그려 넣은 거야 그렇다 치지만 사실 이 그림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이 행렬을 바라보는 수많은 인물들 중에 동로마 제국의 당시 황제, 그리고 동방교회의 대주교 같이 동쪽에서 온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그려 넣었거든요. 다름이 아니라 코시모 일 베키오가 당시 분열되었던 동방 교회와 서방 교회의 만남을 바로 이곳, 피렌체에서 공의회가 열리도록 했었구요. 이를 통해 메디치 가문과 피렌체는 종교적인 입지도 높아지기도 했을 뿐 아니라, 동쪽, 지금으로 치면 이스탄불이지만 당시 콘스탄티노폴의 문헌과 지식들이 피렌체로 유입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피렌체와 메디치 가문, 그리고 나아가서 르네상스라는 문화적 흐름에 큰 계기가 되는 피렌체 공의회와 메디치 가문을 기념해서 그렸던 그림이라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에요.
궁전 규모가 아주 큰 편은 아니라서 입장하고 1시간 이내로 둘러볼 수 있는 곳 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하지만 메디치 가문의 거처였던 곳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해 드립니다.
12-3. 피티 궁전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리는 장소는 메디치 가문이 코시모 1세 때 이후 거주했던 피티 궁전인데요. 외부의 모습은 살짝 투박하지만 내부는 굉장히 화려한 곳이에요.
이곳은 느낌으로 치자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같은 느낌처럼 메디치 가문이 살았던 궁전 내부를 관람하는 곳인데 방 하나하나 너무나 아름답게 꾸며져 있습니다. 제가 봤던 어떤 궁전보다도 화려합니다. 정말 놀라웠던 건 이 수많은 메디치 가문의 재산을 정리하면서 우피치를 비롯해 바르젤로 미술관처럼 작품들을 전부 장르에 맞춰서 많이 배분해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아직도 수많은 메디치 가문의 예술품들이 장식하고 있다는 거였는데요.

특히 이곳에서 꼭 보셔야 하는 작품은 물론 너무 많지만 그 중에 라파엘로 작품들이 많습니다. 라파엘로 자화상도 보실 수가 있고 '의자에 앉은 성모'를 비롯해서 가장 아름다운 성모의 모습으로 표현한 라파엘로의 그림들, 메디치 가문 출신의 레오 10세 교황과 추기경들의 모습, 초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준급의 작품들이 굉장히 많고, 메디치 가문이 사용했던 가구, 식기, 입었던 옷들까지 전시되고 있는 '팔라티노 미술관' 으로 불리는 곳이기 때문에 규모가 꽤 큰 편이라 미술관 관람에만 1~2시간 가까이 걸리는 곳 입니다.

그리고 피티 궁전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보볼리 정원이거든요. 피티 궁전 앞쪽으로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면서 펼쳐지는 정원, 분수, 그리고 사실 너무 넓어서 한눈에 잘 안 들어오는데 그 뒤로 정말 드넓은 정원에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이에요. 저도 예전에 피렌체 처음 여행 갔었을 때 이 보블리 정원에서 뒹굴뒹굴 잔디밭에 누워가지고 쉬었을 때가 제일 행복했었거든요. 피렌체 여행 중에 여유롭게 산책하고 쉴 수 있는 공간이며 정원에서 얼마나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티 궁전 입장해서 궁전 내부의 팔라티나 미술관, 보볼리 정원까지 모두 본다면 기본적으로 짧게 3~4시간 정도 소요될 수 있으니까 감안해서 일정을 잡으시는 걸 추천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