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루카'의 배경이 된 다섯 개의 땅
친퀘 테레는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해안에 자리한 다섯 개의 바닷마을을 한데 묶어 부르는 이름이에요. 이탈리아어로 '다섯 개의 땅'이라는 뜻인데, 절벽 위에 촘촘히 들어선 파스텔색 집들과 작은 항구가 마을마다 반복되면서도 조금씩 다른 표정을 보여줘요.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루카'를 본 사람이라면 이 풍경이 낯설지 않을 거예요. 감독 엔리코 카사로사가 리비에라 해안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영화 속 좁은 골목과 항구, 젤라토와 파스타 장면은 그 기억에서 나왔어요. 여행자들 사이에서 꼭 한 번은 가봐야 할 휴양지로 자주 꼽히는 곳이기도 해요.
다섯 마을은 어떻게 다른가
북쪽에서 남쪽 순으로 몬테로소 알 마레, 베르나차, 코르닐리아, 마나롤라, 리오마조레예요. 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절벽 위 마을의 이미지는 주로 마나롤라와 리오마조레에서 나오고, 나머지 세 마을은 규모와 분위기가 또 달라요.
마을마다 볼거리가 다르다 보니 하루에 다섯 곳을 훑고 지나가면 아쉬움이 남기 쉬워요. 최소 1박 2일을 잡고, 낮에는 마을을 옮겨 다니고 저녁에는 한 마을 안에서 천천히 보내는 식으로 짜는 편이 좋아요.
- 몬테로소 알 마레: 다섯 마을 중 가장 넓고, 모래 해변이 있어 바다에 들어가기 좋아요
- 베르나차: 작은 항구를 감싼 광장과 골목이 아기자기해요
- 코르닐리아: 유일하게 바다에 바로 닿지 않고 언덕 위에 올라앉은 마을이에요
- 마나롤라: 절벽에 층층이 쌓인 집들의 전경으로 가장 유명해요
- 리오마조레: 남쪽 끝, 좁은 골목 끝에서 만나는 항구가 인상적이에요
마을 사이 이동은 기차가 답
다섯 마을은 절벽 해안을 따라 붙어 있어서 차로 다니기엔 불편하고, 마을을 잇는 기차가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에요. 역이 마을마다 있어 다음 마을로 넘어가는 데 부담이 없고, 현지에서 친퀘 테레 트레인 패스를 사면 구간마다 표를 끊지 않고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요(2026년 7월 기준).
친퀘 테레로 들어오는 큰 동선, 그러니까 이탈리아 안에서 도시 간 이동이나 시내 교통 전반은 가이드북의 '이탈리아 지하철·버스·택시 교통 이용법' 챕터에 정리돼 있어요. 그쪽을 먼저 보고 나서 마을 사이 이동만 기차로 계산하면 일정이 단순해져요.
해안 트레킹은 개방 여부부터 확인
마을과 마을을 잇는 해안 트레킹 코스는 친퀘 테레 하면 떠오르는 대표 경험이에요. 바다를 옆에 두고 걷다 보면 다음 마을이 절벽 너머로 불쑥 나타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 장면이 이곳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혀요.
다만 모든 구간이 늘 열려 있는 건 아니에요. 구간에 따라 통제되거나 사전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출발 전에 공식 사이트에서 개방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해요(2026년 7월 기준). 트레킹이 막혀 있어도 기차로 같은 마을에 갈 수 있으니, 걷는 구간은 열린 곳만 골라도 일정이 무너지진 않아요.
성수기라면 시간대를 바꿔보세요
6~8월 성수기에는 인파가 극심해요. 특히 마나롤라와 리오마조레처럼 사진으로 유명한 마을은 낮 시간에 골목이 사람으로 가득 차서 여유롭게 걷기 어려워요.
그래서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을 노리는 게 좋아요. 사람이 빠진 골목과 부드러운 빛 덕분에 사진도, 분위기도 낮과는 전혀 다르게 느껴져요. 특히 해 질 무렵 항구 앞에서 보는 노을은 영화 '루카'의 마지막 장면이 왜 그렇게 그려졌는지 바로 이해하게 해줘요. 계절별 날씨와 여행 적기는 '이탈리아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일까요?' 챕터를 함께 참고하세요.
리구리아에서 꼭 먹어야 할 것
친퀘 테레가 속한 리구리아는 바질 페스토의 고향이에요. 이곳에서 먹는 페스토 파스타는 여행의 기본 코스이고, 바다 마을답게 해산물 요리도 빠지지 않아요.
그리고 영화처럼 젤라토 하나 손에 들고 항구를 천천히 걷는 것, 이게 친퀘 테레에서 가장 많이 추천되는 시간이에요. 거창한 미식 투어보다 이런 소소한 장면이 오래 남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