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까르보나라에 크림이 없어요
로마에서 까르보나라를 주문하면 한국에서 익숙한 하얀 크림 소스 파스타는 나오지 않아요. 정통 방식은 달걀노른자와 치즈로 면을 코팅하듯 버무려서 꾸덕한 질감을 내는 거예요. 흥건한 소스가 없어서 처음 보면 뭔가 빠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원래 그렇게 나오는 게 맞아요.

들어가는 재료도 달라요. 베이컨 대신 돼지 볼살로 만든 염장육을 쓰고, 파르메산 대신 양젖으로 만든 페코리노 치즈를 넣어요. 그래서 첫맛이 짭짤하고 향이 진한데, 몇 입 먹다 보면 이 조합이 왜 로마의 대표 파스타인지 이해가 돼요. 크림 파스타를 기대하고 갔다가 실망하지 않으려면 애초에 다른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주문하는 편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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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수는 생크림 케이크가 아니에요
티라미수라는 이름은 '잡아당기다'라는 뜻의 동사 tirare 와 '나'를 뜻하는 mi 가 합쳐진 말이에요. 풀어 쓰면 '나를 끌어올리다' 정도의 뜻이 되죠. 한국의 티라미수는 생크림 비율이 높은 편이라 가볍고 부드러운데, 이탈리아에서는 마스카포네 치즈만으로 크림을 만드는 곳이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훨씬 묵직하고 치즈 풍미가 먼저 느껴져요.
로마에서는 폼피(Pompi)가 티라미수로 알려진 가게예요. 케이크처럼 가벼운 맛을 기대하면 낯설 수 있지만, 이탈리아식 티라미수가 어떤 건지 한 번은 비교해 볼 만해요.

음식이 짜다고 느껴지는 건 정상이에요
이탈리아 음식은 전반적으로 한국보다 간이 세요. 샐러드에는 소금이 넉넉하게 들어가고, 파스타 위에는 치즈를 듬뿍 뿌려 주고, 피자에는 앤초비가 올라가기도 해요. 여행자들이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짜다'일 정도예요.
간을 조절하고 싶다면 주문할 때 '싱겁게'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소금과 치즈를 따로 달라고 하는 편이 나아요.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상태로 먼저 맛보고, 소금과 치즈를 조금씩 더해 가며 먹어 보면 왜 이 음식에 치즈가 들어가는지, 왜 이 정도 짠맛이 필요한지 직접 느낄 수 있어요.
- 샐러드: 소금 간이 세니 드레싱을 따로 받아 조절해요
- 파스타: 치즈는 취향껏 뿌리도록 따로 달라고 해요
- 피자: 토핑에 앤초비가 포함됐는지 메뉴판을 먼저 확인해요
메뉴판에 anchovy 가 보이면 한 번 더 생각하세요
앤초비는 쉽게 말해 멸치 액젓에 가까운 맛이에요. 파스타와 피자 모두에 앤초비가 들어간 메뉴가 있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그 강한 맛이 꽤 충격적일 수 있어요. 한 입 먹고 더 못 먹겠다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요.
그래서 메뉴판에서 'anchovy' 또는 이탈리아어 'acciughe' 같은 단어가 보이면 주문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게 좋아요. 맛이 나쁜 게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의 맛이 아니라서 놀라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여행 초반보다는 이탈리아 음식에 어느 정도 적응한 뒤에 시도하는 편이 부담이 적어요.
그래도 실패가 적은 주문, 수플리와 카프레제
로마에서 가볍게 시작하기 좋은 에피타이저는 수플리예요. 밥을 둥글게 뭉쳐서 기름에 튀긴 음식인데, 안에 토마토 소스가 들어가기도 하고 바질 페스토가 들어가기도 하고, 치즈만 넣어서 늘어나게 먹기도 해요. 이탈리아다운 맛을 원하면 치즈가 든 쪽이 좋지만 먹다 보면 느끼해질 수 있어서, 식전 메뉴로는 토마토 소스가 든 뽀모도로 쪽이 더 편해요.
카프레제도 실패가 거의 없는 선택이에요.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썰어 올리브 오일이나 발사믹 식초를 뿌려 먹는 샐러드인데, 이탈리아 모짜렐라는 한국에서 먹던 것과 신선도부터 달라요.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모짜렐라 맛이 좋아진다고 하니, 로마 이후 남부 일정이 있다면 비교해 보는 재미도 있어요. 어디서 먹을지 고민된다면 가이드북의 '로마 미식 가이드: 꼭 먹어야 할 음식과 맛집 추천' 챕터에 맛집이 정리돼 있고, 식사 시간이나 팁 문화 같은 기본적인 내용은 '여행 전에 알아두면 좋은 로마 기본 정보' 챕터를 함께 보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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