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여행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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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여행 가이드북 · 전체 37개 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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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팁

로마 베르니니 작품 따라 걷기, 모르고 지나치기 쉬운 하루 코스

미켈란젤로 옆에 이름 하나 더, 베르니니는 누구인가

로마 여행을 준비하다 보면 콜로세움과 함께 미켈란젤로의 흔적이 늘 앞자리에 놓여요. 그런데 로마 시내를 실제로 걷다 보면 훨씬 자주 마주치는 이름이 따로 있어요. 잔 로렌초 베르니니예요. 1598년 나폴리에서 태어나 1680년 로마에서 생을 마친 17세기 조각가이자 건축가로, 성 베드로 광장 설계부터 광장의 분수, 교황의 무덤까지 지금의 로마 풍경을 만든 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름은 낯설어도 작품은 이미 사진으로 여러 번 봤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 글은 그 작품들을 하루 동선으로 이어요. 보르게세 미술관에서 시작해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나보나 광장을 거쳐 성 베드로 광장에서 마무리하는 순서예요.

첫 목적지, 보르게세 공원과 미술관

출발점은 로마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원으로 꼽히는 보르게세 공원이에요. 원래 보르게세 가문의 사유지였던 땅이 지금은 시민 공원으로 열려 있고, 공원 한쪽 핀초 언덕에서는 로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여요. 공원 안의 보르게세 미술관은 17세기 추기경 시피오네 보르게세가 별장에 모아 둔 컬렉션이 바탕이에요.

바티칸 박물관은 엄밀히 말하면 바티칸 시국의 박물관이라, 이탈리아 로마에 속한 미술관 중에서는 보르게세를 첫손에 꼽는 사람이 많아요. 무엇보다 관람 환경이 달라요. 2026년 4월 기준으로 철저히 예약 입장제로 운영되고 2시간 단위로 관람객을 끊어 들여보내기 때문에, 성수기에도 밀려다니지 않고 작품 앞에 설 수 있어요.

'아폴로와 다프네' 앞에서, 돌이 살로 바뀌는 순간

보르게세에서 시간이 없다면 한 점만 보라는 질문에 답은 늘 같아요. 쫓기는 다프네의 손끝과 발끝이 월계수 잎과 뿌리로 변해 가는 찰나를 대리석으로 잡아낸 작품이에요. 사진으로는 이 조각의 질감이 전해지지 않아요. 나뭇잎의 얇기, 흩날리는 머리카락, 손가락 사이로 돋는 잎사귀를 실물 앞에서 돌아가며 봐야 왜 베르니니가 돌을 종이처럼 다루는 사람이라 불렸는지 이해가 돼요.

베르니니 「아폴로와 다프네」
베르니니 「아폴로와 다프네」
보르게세 미술관 하이라이트 투어  with 이탈리아 국가공인가이드 키아라 보르게세 미술관을 오디오 가이드로 보르게세 미술관 하이라이트 투어 with 이탈리아 국가공인가이드 키아라 이탈리아 국가공인가이드 키아라가 입장권 사는 법과 입장 시간부터 알려주고, 베르니니의 「페르세포네의 납치」, 「다윗」, 「아폴로와 다프네」를 방 순서대로 설명해요. 관람 시간이 2시간으로 정해진 미술관이라 베르니니 조각을 먼저 도는 동선에 맞춰 들을 수 있어요. 오디오 가이드 55개 트랙자세히 보기

관람 시간이 2시간으로 정해져 있으니 베르니니 조각 전시실을 먼저 돌고, 남는 시간에 회화를 보는 순서가 후회가 적어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작고 소박한 베르니니의 무덤

두 번째 목적지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이에요. 미사가 자주 열리는 대성당이라 평일에도 하루 여러 차례 미사가 있고, 주일 10시에는 라틴어 미사가 진행돼요(2026년 4월 기준). 미사가 끝난 뒤에는 중앙 제대 앞까지 들어가 볼 수 있어요.

이 성당이 신자들에게 특별한 이유는 중앙 제대 아래에 있어요. '사크라 쿨라', 곧 거룩한 구유라 불리는 유물로,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을 때 쓰였다고 전해지는 구유가 보관돼 있어요. 640년경 교황이 베들레헴에서 옮겨 왔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 그 전통 때문에 지금도 성탄 전야 미사가 이곳에서 시작돼요. 제대 앞에서 기도하는 모습의 조각은 교황 비오 9세이고,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성 히에로니무스의 유해도 이곳에 모셔져 있어요.

그리고 베르니니가 여기 잠들어 있어요. 무덤은 중앙 제대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바닥에 있는데, 너무 작고 소박해서 대부분 무심코 밟고 지나가던 자리였어요. 지금은 빨간 줄을 쳐서 보존하고 있어요. 교황들의 화려한 무덤을 평생 만들었던 사람이 정작 자신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조용히 묻어 달라고 유언했다는 점이 이 성당에서 가장 오래 남는 장면이에요.

나보나 광장, 라이벌 보로미니와의 승부

세 번째는 나보나 광장이에요.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으로 꼽히는 이곳은 베르니니와 한 살 아래 건축가 프란체스코 보로미니가 건축과 조각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무대이기도 해요. 나폴리의 시끌벅적한 도시에서 자란 외향적인 베르니니와, 지금의 스위스 땅 알프스 산자락 조용한 마을에서 태어난 내성적인 보로미니는 성격부터 정반대였어요.

나보나 광장의 네 강 분수
나보나 광장의 네 강 분수

17세기 광장 재정비 때 성당 앞 분수는 보로미니가 맡기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데 가운데 분수를 꼭 만들고 싶었던 베르니니가 직접 디자인한 분수 모형을 만들어 발주자에게 선물했고, 이를 마음에 들어 한 후원자가 분수 조각을 베르니니에게 넘겨요. 실력은 뛰어났지만 사교성이 부족했던 보로미니는 로마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한 채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그 때문에 화려한 묘에 묻히지도 못했어요. 베르니니보다 13년 먼저 세상을 떠난 라이벌의 초라한 무덤이 베르니니 자신의 소박한 유언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해석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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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광장에서 마무리

하루의 끝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이에요. 성당을 감싸 안는 이 광장 자체가 베르니니의 설계이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 그가 만든 교황의 무덤들을 만나요. 특히 알렉산데르 7세의 무덤은 화려함의 정점으로, 누구에게나 죽음은 온다는 메시지를 조각에 담았어요. 아침에 본 보르게세의 조각과 낮에 본 소박한 무덤을 떠올리며 보면 같은 사람의 작품이라는 게 더 실감 나요.

성 베드로 광장의 회랑
성 베드로 광장의 회랑

베르니니의 곡선과 극적인 장식이 바로크 양식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알고 보면 로마뿐 아니라 유럽 다른 도시에서도 같은 흐름이 눈에 들어와요. 양식별로 건물을 읽는 방법은 가이드북의 '유럽 건축양식, 모르고 걸으면 지나치는 도시의 역사' 챕터에 정리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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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챕터

  • 로마 이야기, 지도, 교통 한눈에 보기
  • 로마 필수 여행지와 취향별 추천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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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로마에서 들을 수 있는 투어

핵심만 빠르게

Q보르게세 미술관은 예약 없이 들어갈 수 있나요?

안 돼요. 예약 입장만 받고 관람객을 2시간 단위로 나눠 들여보내요. 일정이 정해지면 가장 먼저 보르게세 시간을 잡고 나머지 동선을 그 앞뒤로 배치하는 게 편해요.

Q베르니니의 무덤은 어디에 있나요?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 안, 중앙 제대 오른쪽으로 돌아간 바닥에 있어요.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고, 현재는 빨간 줄로 구역을 막아 보존하고 있어요.

Q베르니니와 보로미니는 어떤 사이였나요?

한 살 차이의 평생 라이벌이에요. 나보나 광장 재정비 때 분수 작업이 보로미니에서 베르니니로 넘어간 일이 대표적인 일화예요. 보로미니는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베르니니보다 13년 먼저 세상을 떠났어요.

Q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의 라틴어 미사는 언제 있나요?

주일 오전 10시에 라틴어 미사가 진행돼요(2026년 4월 기준). 미사 시간에는 관람이 제한되니 일정을 미사 전후로 맞추는 편이 좋아요.

Q이 코스를 하루에 다 돌 수 있나요?

네 곳 모두 로마 시내에 있어 하루에 이어 보는 데 무리가 없어요. 보르게세 예약 시간을 오전으로 잡으면 오후에 산타 마리아 마조레와 나보나 광장, 저녁 무렵 성 베드로 광장 순서로 자연스럽게 이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