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경의 일부가 로마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주인공 줄리아 로버츠가 젤라또를 먹고,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펼쳐지는 골목골목길의 풍경들의 배경이 이 나보나 광장 일대예요. 저 역시 특히 불금에는 이 나보나 광장 뒷골목에서 와인 한 잔, 맥주 두 잔을. 또 아이쇼핑을 하고 싶을 때에는 나보나 광장에서 천사의 성 가는 길 중 가장 예쁜 골목 Coronari 길, Via dei Coronari를 따라 아이쇼핑을 하기도 했어요.
나보나 광장은 언제 가도 아름답지만 주변에 지하철역이 없이 도보나 버스로만 접근 가능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왕이면 나보나 광장 부근에 있는 판테온이나 천사의 성이 일정에 있을 때 함께 여행하시는 걸 추천하구요. 특히 이 부근에서 식사와 디저트, 아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함께 가지신다면 역사적인 여행 뿐만 아니라, 로마에서의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그 중에서도 꼭 들러보라고 추천하는 골목길과 젤라또 집은 투어 소개 페이지에 주소 링크를 공유할게요. 꼭 확인해보세요. (하단 더알아보기 참고)
나보나 광장 (Piazza Navona)
로마 시내에서 여러분이 지금 서계신 나보나 광장만큼 널찍한 광장은 거의 처음이시죠? 생각해보면 이보다 더 넓은 곳이 있긴 합니다. 바로 베드로 대광장과 대전차 경기장이요! 하지만 이 두 곳은 로마 시내 중심에 있다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죠.
로마 시내에서 이렇게 넓고 탁 트인 광장은 보기 드물텐데, 이 아름다운 광장의 한 가운데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산타고녜제 인 아고네, 아고네의 성녀 아그네스 성당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잔 로렌초 베르니니가 설계한 4대강의 분수와 양쪽으로 넵튠의 분수, 그리고 모로의 분수까지 총 3개의 분수가 광장을 장식하고 있어요. 그리고 바로크 시기 이 광장 주변으로 예술가들의 공방이 많았던 연유로 지금까지 로마에서 허가받은 화가들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기도 하고,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주기도 하는 매력적인 장소예요.
자, 그 중에서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나보나 광장의 중심을 지키고 있는 아그네스 성당과 4대강의 분수를 중심으로 이야기 드려볼까요? 다음 챕터에서 바로 이어갈게요!
성녀 아녜스 성당 (Chiesa di Sant’Agnese in Agone)
나보나 광장 첨부사진 속 성당의 모습 찾으셨나요? 나보나 광장 한가운데 분수 앞쪽으로 있는 성당이죠? 이 성당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는 산타녜제 인 아고네, 우리 말로 번역하면 아고네의 성녀 아녜스를 위한 성당입니다.
이 성당은 바로크 시기 천재 건축가 중 하나인 프란체스코 보로미니가 설계했는데요. 르네상스 시기의 건축이 대칭과 통일성이 특징이었다면 보로미니가 설계한 바로크 건축의 특징은 비대칭과 곡선의 아름다움이 눈에 띄죠.
지금 이 성당에서는 파사드의 그 특징이 잘 보여요! 정면 중앙 문과 그 양옆의 흐르듯 곡면으로 처리한 모습이나 중앙 돔과 양 옆의 종탑의 모습을 보면 전문가들이 이 건축물을 운율이 느껴진다 하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 성당을 짓도록 했던 것은 인노첸시오 10세 교황인데요. 성당을 바라보고 왼쪽 건물이 교황의 가문인 팜필리 가문의 궁전이었던 연유로 나보나 광장을 전체적으로 꾸미도록 지시했었고, 이 성당 역시 팜필리 가문의 성당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나보나 광장의 옛 지명이었던 아고네에서 3세기 말~4세기 초 아녜스 성녀가 순교했다는 전승에 따라 성녀 아녜스에게 봉헌된 성당이 바로 이 곳이예요. 이탈리아어로 어린 양을 의미하는 아녜제, 우리 말로는 아녜스, 아그네스라고 하는데, 로마 기독교 박해가 가장 심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 시대의 기독교인이었다고 합니다. 불과 13세 정도의 어린 소녀였지만, 결혼을 거절하고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면서 고문을 당하게 되었답니다. 어린 소녀였던 아녜스를 매음굴로 보냈을 때에는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 성녀의 몸을 모두 가려주었다는 전승도 있고, 화형 선고를 내렸지만 불이 붙지 않았다는 전승도 있죠. 결국 참수형으로 순교했던 아녜스의 상징은 어린 양. 그래서 어린 양과 함께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표현된 모습은 성녀 아녜스라고 생각하시면 된답니다.
이 성당 내부에는 아녜스 성녀의 두개골을 보관하고 있는데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성당 문이 열려있다면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셔도 괜찮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 이 성당 앞을 장식하고 있는 4대강의 분수를 함께 둘러볼까요?
4대강의 분수 (Fontana dei Quattro Fiumi)
자 이번에는 나보나 광장의 하이라이트! 광장 한가운데 오벨리스크를 들고 우뚝 서 있는 제일 큰 분수 하나를 살펴볼게요!
이 분수는 그 이름도 우리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4대강의 분수인데요. 우리가 떠올리는 4대강은 아니지만, 17세기 당시 유럽인들이 생각했던 세계의 4대강을 의인화해 만든 분수랍니다. 잠시 분수를 한 바퀴 돌면서 어떤 강들을 의인화했는 지 한 번 살펴볼까요?
먼저 성당쪽에서 가까운 쪽부터 볼게요. 몸을 약간 뒤로 틀어 교황의 문장에 손을 대고 있는 남자는 유럽의 다뉴브강을 상징하고요. 그 왼쪽에는 한 남자가 넘어진 듯 기대어 짚은 손 아래로 동전들이 한가득 쌓여있습니다. 이 남자는 아메리카 대륙의 라 플라타 강을 의미하는데 이 동전들은 아메리카 대륙이 유럽에 가져다 줄 부를 상징했어요.
다시 그 왼쪽에는 헝겊으로 머리를 가리고 있어 수원이 어딘지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나일 강이 있구요. 그 옆으로 긴 노를 들고 배가 다닐 수 있음을 상징하는 인도의 갠지스 강까지.
다뉴브 강, 라 플라타 강, 나일 강과 갠지스 강. 이 4대강이 오벨리스크를 떠받들고 있습니다. 이 곳에 있는 오벨리스크는 고대 로마 시대, 이집트에서 가지고 온 것을 막센티우스 경기장에서 장식하던 것으로 17세기 나보나 광장으로 옮겨왔어요. 이 오벨리스크를 세워 그 아래를 보시는 것처럼 동굴처럼 표현을 했는데, 그 안 공간이 비어있죠? 당시에는 이렇게 무거운 오벨리스크를 세우면서 이 아래를 비워 가볍게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고 놀라운 기술이었답니다. 이 놀라운 걸 해낸 사람이 누구냐면요!
로마 전체적인 투어를 잘 들으신 분들! 바티칸 베드로 성당 투어를 잘 들으신 분들은 기억할 이름, 바로크 시대의 찐천재! 잔 로렌초 베르니니예요.
아까 인노첸시오 10세 교황이 자신의 저택을 중심으로 아녜제 성당과 이 광장을 아름답게 장식하기로 마음 먹었다 말씀드렸었죠. 이 분수를 만들기 위해서도 당시 분수 공모전을 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교황이 아끼는 보로미니의 디자인조차도 딱히 마음에 안들던 차에… 공모전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나름의 꼼수(?)를 썼던 베르니니의 디자인이 선택된 거죠!
인노첸시오10세 교황의 팜필리 가문과 베르니니를 원래 후원했던 우르바노 8세 교황의 보르게제 가문이 엄청난 라이벌이었거든요. 베르니니는 이 공모전에 대놓고 참가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디자인에는 자신이 있었던 게 확실해요. 원래 베르니니가 맡았던 공사는 이 분수까지 다시 연결되는 아쿠아 비르고 수로를 공사하는 일이었는데, 그 일을 하면서 나보나 광장의 분수 모형까지 뚝딱! 그것도 은으로! 이걸 보고나면 다른 디자인은 생각나지도 않게! 만들어 은근슬쩍 교황의 지인에게 보여주었던거죠. 아니나 다를까 인노첸시오 10세는 이 디자인을 보고 바로 베르니니에게 4대강의 분수를 맡기게 됩니다.
이렇게 완성된 강의 분수와 팜필리 궁전 앞, 그러니까 4대강의 분수와 아녜제 성당을 바라보고 왼쪽에는 원래 자코모 델라 포르타가 설계한 분수에 베르니니가 조각 일부를 추가해 지금은 무어인의 분수라는 의미에서 모로 분수라고 부르는 장소, 반대편에는 마찬자지로 자코모 델라 포르타의 분수에 19세기에 장식이 추가된 넵튠 분수까지… 총 3개의 분수가 지금 나보나 광장을 장식하고 있어요.
자, 이제는 자유롭게 광장을 산책하시면서 더 둘러보셔도 좋은데요. 이 광장을 빠져나갈 때에는 이 곳에 숨어있는 유적지를 보여드릴 예정이니 찬찬히 넵튠 분수 쪽으로 이동하시면서 다음 챕터를 바로 재생해주셔도 좋습니다.
나보나 광장 아래 고대 로마의 유적 (Stadio di Domiziano)
나보나 광장 유적지 위치를 먼저 알려드릴게요~ 아녜스 성당을 바라보고 오른쪽 분수인 넵튠 분수쪽으로 가면 유명한 젤라또 체인점인 그롬이 보여요. 그롬이 있는 길을 빠져나가자마자 왼쪽 코너를 돌면 자료사진처럼 나보나 광장을 둘러싼 건축물 지하로 고대 로마 시대의 유적이 두둥!하고 등장을 한답니다.
자, 이렇게 방향설정을 하고 가면서 들어주시면 좋겠는데요. 여러분이 서 계신 나보나 광장이 로마 시내에 있는 광장 중 가장 넓다는 이야기는 투어 초반에 드렸었죠? 사실 이 지역은 고대 로마 시대에는 로마 한 중심은 아닌, 캄푸스 마르티우스. 그러니까 마르티우스 평원이라 불리우면서 주로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용되었던 곳이었었어요. 그러다 이 마르티우스 평원에 1세기 후반 도미티아누스 황제때에 로마 최초로 상설 운동 경기장이 생겼는데요. 평균 만오천명에서 이만명을 수용했던 경기장, 도미티아누스 경기장이 있었던 곳이 바로 이 곳 나보나 광장 자리입니다.
첨부해드리는 두개의 항공사진을 보면 더 확실하게 경기장이었던 자리의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거예요. 옆으로 길죽한 타원형의 광장은 옛 도미티아누스 황제 스타디움의 관중석 자리를 따라 지금은 건축물이 들어와 있는거죠. 여러분이 향하고 있는 나보나 광장의 북쪽, 유적지가 발굴된 곳은 1936년 이탈리아 정부의 주도로 발굴된 도미티아누스 황제 경기장의 문으로 실제 지하에는 발굴된 관중석을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이 몇 해전에 오픈했답니다.
과연 차곡차곡 역사가 쌓인 도시답게 곳곳에 이런 고대 로마와 현재의 로마가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정말 흥미롭죠?
고대 로마가 멸망한 후 이 경기장에서 열렸던 경기를 의미하는 ‘아곤’, ‘아고니아’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이 일대를 캄푸스 아고니스라고 부르다가 이것이 아고네로 변화하다 사람들이 잘못 발음하면서 나보네, 나보나 이렇게 지명이 변화했다고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보니 나보나 광장이라는 단어에도 이렇게 고대 로마에서의 경기를 추억하는 단어에서 유래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직접 한번도 본 적은 없지만, 언젠가 로마에서 나보나 광장의 역사를 재연하며 꼭 한 번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 바로 자료그림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 여름 축제인데요.
고대 로마의 도미티아누스 경기장은 나름 약 11세기까지는 그 원형을 잘 유지했던 것으로 여겨지지만 이후 서서히 폐허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이 곳은 이벤트성 경기가 있을 때나 사람들이 찾았던 곳이 되었다고 해요.
그러던 것이 15세기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열리던 시장이 이 곳으로 옮겨지면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장소가 되었었는데요. 1866년 중지되기 전까지 매년 8월 제일 더운 시기에는 일부러 분수의 배수구를 막아 물이 흘러넘치도록 하는 축제가 열렸었다고 합니다. 자료 그림처럼 광장을 가득 채운 시원한 물에서 물놀이를 즐겼던 로마인들의 모습,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언젠가 옛 역사를 기념하면서 재연해보는 날이 있기를 기원해봅면서 다음 여행지로 떠나겠습니다.
또 다른 투어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