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짜리 마드리드, 왜 두 덩어리로 나누면 편할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에서 고속열차로 넘어와 리스본이나 남부 도시로 이어 가는 길에 하루쯤 들르는 도시로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막상 지도를 펴 보면 프라도 미술관과 레티로 공원이 있는 동쪽, 왕궁과 마요르 광장이 있는 서쪽이 도심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어서, 명소 이름만 순서 없이 나열해 두면 하루가 왔다 갔다 하는 데 다 가요.
다행히 주요 명소가 두 덩어리 안에서는 서로 걸어서 이어져요. 동쪽은 레티로 공원과 프라도 미술관, 서쪽은 왕궁·알무데나 대성당·산 미구엘 시장·마요르 광장이 한 묶음이고, 그 사이를 솔 광장이 잇는 구조예요. 오전에 한쪽, 오후에 다른 쪽으로 정해 두면 이동이 거의 사라져요. 2박 이상 머문다면 가이드북의 '마드리드 여행 코스 : 2박 3일·3박 4일 루트와 톨레도 당일치기' 챕터가 더 맞고, 이 글은 하루 또는 하루 반이 전부일 때를 위한 거예요.
동쪽 반나절, 레티로 공원과 프라도 미술관

레티로 공원은 생각보다 넓어서 한 바퀴를 다 돌려고 하면 오전이 통째로 사라져요. 아침 일찍 러닝하는 현지인들 사이로 연못 주변만 가볍게 걷고 나오는 정도가 하루 코스에는 알맞아요. 공원에서 나오면 프라도 미술관까지는 걸어서 이어지는 거리라 따로 교통편을 고민할 필요가 없어요.
프라도는 하루 코스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곳이에요. 작품 수가 워낙 많아 우선순위 없이 들어가면 첫 전시실에서 힘을 다 쓰고 정작 벨라스케스나 고야까지 못 가는 일이 생겨요. 볼 작가를 서너 명으로 미리 좁히고 들어가는 게 좋고, 티켓과 무료 시간대 선택은 '프라도 미술관, 무료 시간만 노리다 놓치기 쉬운 것들' 챕터를 먼저 읽어 두세요.
- 레티로 공원은 연못 주변만 짧게
- 프라도는 볼 작가를 미리 정하고 입장
- 미술관에서 나올 시간을 들어가기 전에 정해 두기
서쪽 반나절, 왕궁에서 마요르 광장까지 한 줄로

서쪽은 순서를 고민할 필요가 거의 없어요. 왕궁 앞 광장에서 시작해 바로 옆 알무데나 대성당, 거기서 골목을 따라 내려오면 산 미구엘 시장, 시장 뒤편이 마요르 광장이에요. 네 곳이 사실상 한 블록 안에 이어져 있어서 걷는 순서대로 적어 두면 그대로 코스가 돼요.
왕궁 내부까지 볼지는 남은 시간과 상의해야 해요. 하루 일정이라면 외관과 광장만 보고 넘어가도 동선은 충분히 성립하고, 내부를 보려면 예매와 티켓 종류를 미리 챙겨야 해요. 알무데나 대성당은 스테인드글라스 위주로 내부를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되고, 산 미구엘 시장은 본격적인 식사보다 하몽과 해산물을 구경하며 간단히 요기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게 좋아요.
- 왕궁은 외관과 광장 위주, 내부는 시간이 남을 때
- 알무데나 대성당은 내부 한 바퀴
- 산 미구엘 시장은 간단한 요기
- 마요르 광장에서 앉아 쉬어 가기
하루 반이면 이렇게, 딱 하루면 이렇게

오후에 도착해 다음 날 떠나는 하루 반 일정이면 도착일 오후에 서쪽(왕궁에서 마요르 광장까지)을 걷고, 다음 날 오전을 프라도에 통째로 쓰는 배치가 무리가 없어요. 서쪽은 예약 없이 걸어도 되는 곳이 대부분이라 도착이 늦어져도 부담이 적고, 프라도는 아침에 컨디션이 좋을 때 보는 편이 훨씬 나아요.
딱 하루라면 아침에 레티로에서 시작해 프라도를 보고, 점심 이후 솔 광장을 거쳐 서쪽으로 넘어가는 순서예요. 솔 광장은 마드리드의 중심이라 동쪽과 서쪽 어느 쪽에서 출발하든 결국 지나게 되니 점심 장소로 잡아 두면 편해요. 프라도에서 너무 오래 머물면 서쪽이 통째로 밀리니, 미술관에서 나올 시간을 먼저 정하는 게 하루 코스의 요령이에요.
하루 코스에서 자주 놓치는 것
짧은 일정일수록 명소보다 이동과 대기에서 시간이 새요. 다음 네 가지만 미리 챙겨 두면 하루가 꽤 길어져요.
- 역이나 공항에서 시내까지 들어오는 시간을 일정에 먼저 넣기
- 왕궁 내부를 볼 계획이면 예매와 매표 마감을 확인하고, 아니면 과감히 외관만
- 레티로 공원 전체를 돌려 하지 않기
- 산 미구엘 시장에서 배를 채우려 하지 말고 한 끼는 따로 잡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