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사말

안녕하세요!
아테네 여행 전 꼭! 알고 가야할 '그리스 역사·신화 이야기' 투어의 가이드를 맡게 된 윤희두 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그리스 역사학을 전공하고, 현재 한국외대 그리스 학과에서 학생들에게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구요. 지난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투어에서 아쉽게 못다 한 그리스의 역사, 신화 이야기들을 이번에 아주 큰 맘 먹고 제대로 풀어드리고자, 이 투어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렇지만, 여러분들께서도 아마 어렸을 적, 책이나 만화를 통해 그리스 역사·신화의 이야기들을 자연스럽게 접해 오셨을 텐데요. 일단 무엇보다도 저와 함께 투어를 다니시면서, 어린 시절 신화를 읽으며 느꼈던 여러분들만의 소소한 추억과 재미도 떠올려 보실 수 있으면 좋겠구요. 또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일상생활에 스며들어있는 그리스 역사·신화의 여러 문화코드를 함께 찾아보고, 그 의미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아테네 여행에서 그리스 역사·신화의 중요성은 굳이 제가 설명을 드리지 않아도, 여러분들께서 이미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이 중요성을 알면서도 많은 분들이 아테네 여행을 준비하면서 큰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바로, 그리스 역사·신화의 ‘방대한 내용’ 때문일 텐데요. 뿐만 아니라, 여행을 위해 그리스 역사·신화를 어디서부터 어느 정도까지 알아가야 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도 크구요. 무엇보다도 고작 며칠 동안의 여행일정 때문에, 여행 전부터 수많은 그리스의 역사·신화 책들을 쌓아놓고 꾸역꾸역 읽는 것은 공부가 직업인 제가 봐도 너무 지루하고 비효율적입니다.
자, 그래서 바로 이 투어가 탄생하게 되었는데요! 아테네 여행에 필요한 그리스 역사신화의 알짜정보만을 제가 직접 모으고 추려서, 여러분들에게 쉽고 명확하게 전달해 드리고자합니다. 또한 그리스 전공자만이 설명할 수 있는 현지의 특별한 정보들도 보너스로 설명해드릴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구요. 이동 중인 비행기와 기차, 그 어디에서든 쉽고, 편리하게 그리스 역사신화의 이야기들을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2트로이 전쟁

본격적인 내용 설명에 앞서, 먼저 우리 투어의 구성에 대해 잠시 설명을 드리고 싶은데요. 목차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일단 두 번째 챕터부터 아홉 번째 챕터까지는 아테네의 여러 사건과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리스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드릴 예정이구요. 이후 열 번째 챕터부터 열여덟 번째 챕터까지는 아테네 도시와 관련된 ‘그리스의 신화’ 이야기들을 들려드릴 예정이니까요,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넘어와서 제가 처음으로 소개해드릴 그리스의 역사 이야기는 바로 ‘트로이 전쟁’인데요. 트로이 전쟁은 그리스의 역사와 신화적인 요소들이 고루고루 섞여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우리 투어의 첫 번째 순서로 소개해드리기 가장 적합한 주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일단, 트로이 전쟁은 기원전 13세기경에 현재 터키의 북 서부 쪽에 위치한 ‘트로이 왕국’과 ‘그리스의 도시국가 동맹군’이 10년 동안 치룬 전쟁을 말하는데요. 트로이의 위치는 첨부해드린 첫 번째 사진에서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트로이 위치 사진) 여러분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는 고대 그리스의 작가 호메로스의 대 서사시인 ‘일리아스’가 바로 이 트로이 전쟁을 묘사한 작품으로 유명하구요.(호메로스 사진) 이 때문에 트로이 전쟁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문학 작품 속 허구의 신화 이야기로만 여겨져 왔는데요. 놀랍게도 1870년 ‘하인리히 슐리만’이라는 독일 사람이, 일리아스의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사재를 털어 발굴을 진행하면서, 역사적 실체가 있는 사건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하인리히 슐리만 사진)
자, 그러면 그리스의 작가 호메로스가 묘사한 트로이 전쟁의 모습은 구체적으로 어땠을까요? 그리스 신화와 함께 트로이 전쟁 속 이야기들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 옛날, 그리스의 펠리온 산에서는 바다의 여신인 ‘테티스’와 인간 ‘펠레우스’의 성대한 결혼식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 결혼식에는 그리스의 대표 신들이 모두 초대되었으나, 불화의 여신인 ‘에리스’만이 초대받지 못했는데요. 너무 화가 난 에리스는 결혼식을 방해하고자 축하연 자리에 황금 사과를 하나 던졌고, 그 사과에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라는 글귀가 적혀있었습니다. 왠지 벌써부터 불안한 느낌이 오는데요. 자 그러자, 그 자리에 참석한 올림포스의 대표 여신들인 ‘헤라’, ‘아테나’, ‘아프로디테’는 모두 황금사과를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기 시작했습니다. 심판을 맡게 된 제우스는 고민 끝에, 트로이의 왕자인 ‘파리스’에게 최종 결정권을 넘겨주게 됩니다.
그러자 세 여신은 파리스를 찾아가, 각자 준비한 선물을 제시하며 열심히 파리스를 유혹했는데요. 파리스는 고민 끝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선물로 주겠다고 한 아프로디테를 황금사과의 주인으로 선택했습니다. 당시 그리스 지역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인물은 바로 ‘헬레네’였는데요. 공교롭게도 헬레네는 스파르타를 다스리던 ‘메넬라오스’의 부인으로, 이미 배우자가 있는 몸 이였습니다. 하지만 파리스는 트로이의 사절단으로 스파르타에 방문한 자리에서 아프로디테의 도움으로 그녀를 납치하게 되었고, 그녀를 데리고 자신의 고향인 트로이로 돌아오게 됩니다.(파리스와 헬레네 사진) 미리 말씀드리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불륜과 납치는 충격적인 사건 축에 끼지도 못할 정도로 쇼킹한 사건들이 많은데요. 스펙타클한 막장 드라마의 소재들이 앞으로도 계속 펼쳐질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어째든, 화가 난 메넬라오스는 자신의 형인 ‘아가멤논’을 찾아가 트로이를 침공할 원정군을 조직해달라고 부탁을 하는데요. 아가멤논이 그리스 도시국가들에 동맹군 결성을 요청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면서 트로이를 침공할 10만 명의 병사와 1000여척의 함대가 모이게 되었습니다. 첨부해드린 다섯 번째 사진을 보시면,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의 총사령관이었던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가 현재 아테네 국립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물론 황금마스크의 주인이 아가멤논이 아닐 수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대중들에게는 이미 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라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구요. 그리스 고전기의 가장 중요한 보물로 여겨지는 그리스의 대표 유물이니, 아테네에 방문하실 경우 꼭 한 번 감상하시길 추천해드립니다.(아가멤논의 황금마스크 사진)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요. 그리스 동맹군에 참여한 병사들의 네임벨류는 아주 대단했는데요. 특히 불사의 몸이자 인간계 최강의 전사 ‘아킬레우스’가 포함이 되었구요. 또 여러분들께서도 익히 잘 아시는 영웅 ‘오디세우스’ 또한 그리스 동맹군의 일원으로 참전을 했습니다. 여튼 그리스군은 공식적으로 파리스가 납치한 헬레네라는 여인 한 명을 찾아오기 위해라는 명분으로,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트로이와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현실적으로 강성한 트로이 왕국을 멸망시키고 지중해의 해상권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 있었구요.
전쟁이 시작되면서 양측은 팽팽히 맞서면서 일진일퇴를 거듭했는데요. 물론 그리스군의 숫자가 월등히 많았으나, 트로이의 왕자이자 최강의 전사였던 ‘헥토르’의 활약으로 성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그리스군 최강의 전사인 아킬레우스는 동맹군의 총사령관이었던 아가멤논이 자신의 여인을 건드리자, 심하게 삐쳐서 전쟁 보이콧을 선언하고 있었는데요. 아가멤논의 사과가 이어지고, 자신의 절친인 ‘파트로클로스’가 헥토르와의 대결에서 죽게 되자, 복수를 위해 참전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어서 트로이 전쟁의 최고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헥토르와 아킬레우스의 대결이 이어지고, 아킬레우스는 끝내 헥토르를 죽이고 맙니다.
하지만 이후에, 아킬레우스 또한 트로이의 성문을 공격하는 도중, 파리스가 쏜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아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데요. 공교롭게도 파리스가 화살을 명중시킨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는 불사의 몸이었던 그의 유일한 약점이었습니다. 신화에 따르면,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인 여신 ‘테티스’는 그가 태어나자 그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고자, 저승에 있는 ‘스틱스 강’에 그를 담궜는데요. 공교롭게도 담구는 과정에서 테티스가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유일하게 그 부분만 불사의 몸이 되지 못했던 겁니다. 다시 말해, 발뒤꿈치 부위만 불사 코팅이 안 되어 버린 거죠. 어째든, 트로이 전쟁 속 이야기에 따라, 오늘날 우리가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뜻으로 익숙하게 사용하는 ‘아킬레스 건’이라는 표현이 유래하게 되었습니다.
아킬레우스의 죽음으로 그리스군은 다잡은 승기를 놓치고, 결정적인 한 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는데요. 이 때 그리스군 진영의 또 다른 영웅이었던 오디세우스가 솔깃한 작전을 제시합니다.(오디세우스 사진) 오디세우스는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그 안에 자신을 포함한 병사들을 몰래 숨기고, 트로이 성문 안으로 들어가고자 했는데요. 일단 목마에 대해 여러 신성한 소문들을 퍼뜨리고, 그리스군이 모두 철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목마를 트로이 성벽 안으로 안전하게 들여보내는 것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트로이 사람들이 술에 취해 방심해있던 늦은 밤, 목마 안에서는 오디세우스를 포함한 50여 명의 병사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트로이 성문을 열어주었고, 주변 해안에 숨어있던 그리스 대군이 총공격을 가하면서 트로이 전쟁은 결국 그리스군의 승리로 끝나게 됩니다. 이러한 에피소드로부터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시는 ‘트로이 목마’가 유래 되었구요. 요즘에는 특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설치되어 있는 컴퓨터 악성코드의 이름으로 더 유명하죠?(트로이 목마 사진)
한편, 그리스군의 승리를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아, 트로이에서 귀향하는 항해 길에 큰 어려움들을 겪어야만 했는데요. 이 때문에 자신의 고향인 아티카로 돌아가는 여정에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10년 동안의 오디세우스의 모험의 여정을 묘사한 것이 바로 호메로스의 대 서사시인 ‘오디세우스’이구요. 오늘날 ‘일리아스’와 함께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호메로스의 대표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디세우스가 모험 중에 만난 ‘세이렌’은 여자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을 하고 있으면서,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홀려 죽음으로 몰아넣는 괴물이었는데요. 여러분들께서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커피 브랜드 ‘별 다방’ 로고에 있는 여인이 바로 이 세이렌이었다는 사실도 참고로 알려드립니다. 커피맛으로 사람들을 홀려 매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뭐 그런 의미라고 해석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타벅스 세이렌 로고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