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사말

본조르노! 이탈리아 역사와 예술을 재미있게 전해드리는 이탈리아 국가 공인가이드 키아라입니다.
오늘 우리는 꽃의 도시 피렌체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보통 피렌체 두오모라고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카테드랄레 디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을 여행합니다.
두오모는 원래 ‘하느님의 집’을 의미하는 도무스 데이라는 말에서 유래해서 대성당으로 보통 해석할 수 있는데요. 좀 더 구체적으로 현재는 각지역마다 있는 주교좌 성당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각 지역마다 두오모가 하나씩 있잖아요.
그런데 오늘 투어에서는 정식 명칭이 워낙 길다보니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라고 설명 중에 부르기보다는 그냥 두오모라고 칭할 예정이니까 찰떡같이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 우리는 피렌체 두오모를 크게 3개의 구역으로 나눠서 여행할 예정입니다.
첫번째는 성당 본당을 입장해서 보시는 분들을 위한 내부투어구요. 두번째는 개인적으로 쿠폴라 예약을 진행하신 분들은 쿠폴라 올라가는 시간이 있을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당 내부에 지하 공간이 있는데 그 곳은 기념품샵과 브루넬레스키의 무덤도 있고, 현재의 두오모가 세워지기 이전에 이 자리에 위치했던 산타 레파라타 성당 유적이 있습니다.
사진에 두오모 관련 구역을 표시해서 눈으로 확인하시면서 들으시면 편하실텐데요. 본당은 오픈 시간에 무료 방문이 가능하지만 지하에 있는 산타레파라타 유적은 유료 입장 구역이구요. 쿠폴라 역시 유료이기도 하지만 온라인 사이트에서 꼭 사전 예약을 해두셔야 해요. 워낙 인기 있는 장소기 때문에 성수기에는 예약이 금방 마감되는 곳이라 여길 올라가고 싶다하는 분들은 피렌체 일정이 정해지면 쿠폴라 예약 가능 시간부터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본당 입장할 때에는 혹시 더운 시즌에 방문할 때 어깨나 무릎이 노출되는 옷차림만 입지 않도록 주의하시면 되는데, 그보다 쿠폴라 올라가실 분들에게는 꼭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먼저 참고하실 건 쿠폴라 올라가실 분들은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본당 내부 입장을 자동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본당 들어가려고 줄 설 필요없다는 것 알고 계시면 좋구요.
제일 중요한 건 쿠폴라는 총 106m, 463개의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이거든요. 가끔 아이랑 같이 가는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으실 때가 많은데 사실 맘 먹고 안쉬고 올라가면 10분~15분이면 후다닥 올라갈 수 있는 곳이고, 에너지 넘치는 아이들은 잘 올라가요. 오히려 평소 운동안하셨던 어른분들이 힘들어하시더라고요.
일단 방문하는 계절이 여름이라면 예약할 때 가능하면 한낮시간은 절대 피해주시면 좋겠구요. 그 외의 계절은 쿠폴라 어느 때에 올라가도 좋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능하다면 여름에는 가장 이른 시간을 추천합니다. 또 겨울에는 노을 지는 시간을 확인하고 그 즈음에 올라가도 좋아요. 여름엔 쿠폴라 위에서 노을보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뒤로 매는 백팩, 크고 무거운 짐들은 올라갈 때 굉장히 불편해요. 여기 통로가 한 사람이 딱 지나갈 사이즈인데 일정 구간에서는 양방향으로 만나기 때문에 큰 짐 절대 가져가지 마시구요. 시원한 물은 하나쯤은 기본으로 가져가시는 걸 추천할게요. 그리고 쿠폴라 위에 도착하시면 그 무엇보다 시원한 바람에 여기까지 올라온 길이 후회되지 않을만큼 가슴이 탁 트이고, 눈이 호강한다는 말을 실감하시게 될 거예요. 그 순간에는 구구절절 제 목소리 들려드리는 것보다 피렌체 풍경 감상하시면 어울릴만한 음악을 넣어둘게요. 음악과 함께 피렌체의 모습을 눈과 가슴에 새겨보세요.
그 외에도 피렌체를 대표하는 장소이니만큼 볼거리도 즐길거리도 많은 두오모인지라 설명할 것이 많아서 두 개의 미리듣기 챕터를 준비했습니다. 가능하면 꼭 두오모 방문 전에 미리듣기 챕터로 성당의 역사와 쿠폴라를 어떻게 만들었는 지, 건축가 브루넬레스키에 대한 이야기까지 들어주시고, 본당 내부 투어를 해주시면 완벽한 피렌체 두오모 여행 코스가 될 거랍니다.
자, 우리는 피렌체의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풍경을 감상하러 출발해보시죠. 안디아모!
2[여행전듣기]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건축과 역사
![[여행전듣기]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의 건축과 역사](https://static.tourlive.co.kr/static/tour/2022/05/10/tour_track/9913/c5375df0d01e11ec932402420a0000f2/resize/image/1652159111_Fiore_img02_resize.jpg)
우리가 여행할 피렌체 두오모. 정식 명칭은 ‘꽃의 성모 마리아 성당’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Cath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라고 불리웁니다. 꽃의 도시라 불리우는 피렌체에 걸맞는 이름도, 또 외관도 굉장히 아름다운 성당인데요.
물론 성당 정면에서 직접 보면서 보셔도 되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외관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성당의 역사를 이야기 드리는 시간이라 방문하기 전 여유시간에 미리듣는 걸 특히 추천합니다.
피렌체 두오모는 조금 특이한 것이 완공 시점을 조금씩 다르게 보는데요. 그 이유가 보통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완공 시점은 이 두오모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쿠폴라, 즉 돔이죠. 브루넬레스키가 쿠폴라를 완성했던 시점인 1436년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쿠폴라가 완성되었지만 사실 꽤 오랜 시간동안 또 미완성이었던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 곳이 바로 성당 정면이었어요!
참고사진 중에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폐허같은 두오모 흑백사진이 한 장 있을텐데요. 사실 폐허는 아니고 다른 모든 공간은 완성되었지만 정면이 미완성으로 남아있던 1860년대의 모습입니다.
물론 맨 처음 현재의 두오모를 짓기 시작했을 때의 건축가인 아르놀포 디 캄비오는 성당 정면 역시 설계는 해두었었지만 늘 계획은 처음 그대로 진행되지 않잖아요. 그 다음 그림 자료 보시면 아르놀포 디 캄비오, 그리고 그의 뒤를 이어 조토와 안드레아 피사노 등이 공사했던 성당 정면과 조토의 종탑 모습이 이랬겠구나 상상해볼 수 있는데요. 예전에 지어졌던 성당 파사드, 정면은 1587년에서 78년까지 일년 사이에 분해되서 지금은 대부분 두오모 오페라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습니다.
당시 다른 건축물들과 분위기가 맞지 않아 해체하고 다시 지을 요량이었던 것 같은데 결국 이 정면이 다시 지어진 것은 1876년부터 11년에 걸쳐 공사가 마무리됩니다. 즉 두오모가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된 것은 생각보다 얼마 안된거죠? 이제 130년 조금 넘었으니까요ㅎㅎ
19세기 말 이탈리아 건축가인 에밀리오 다 파브리스의 설계안으로 진행된 두오모의 정면은 세례당, 조토의 종탑에 통일성을 주도록 하얀색, 초록색, 분홍색으로 색감을 맞추고 신고딕 양식으로 건축물들 사이에 통일감을 주었습니다.
정면 파사드가 완성되면서 문도 교체가 되었는데 현재 두오모의 중앙 청동문은 1899년에서 1903년에 제작되었는데 그 내용은 성모 마리아의 일생에 대해 묘사를 하고 있구요. 그 위의 모자이크에는 성모 마리아와 세례자 요한을 양 옆에 둔 예수 그리스도가 옥좌에 앉아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청동문 양쪽으로 벽감 안에 두 인물의 조각상이 서있는데요. 피렌체 두오모이니만큼 이 곳에는 피렌체 역사와 관계되어 있는 피렌체의 두 수호성인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어요.
왼쪽에는 산타 레파라타, 레파라타 성녀죠. 그리고 오른쪽은 산 자노비, 피렌체 방언으로 자노비라고 불리우는 제노비우스 성인이예요. 중세 이후 피렌체의 수호성인은 세례자 요한이 대표하게 되는데 그 전에는 바로 이 두 성인이 피렌체의 수호성인이었어요. 그리고 또 이 두 성인이 중요한 것이 두오모의 역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는 현재의 성당이 완성된 모습 위주로 설명을 드렸는데 사실 그럼 이 성당은 언제부터 이 자리에 있었나 궁금하실 것 같거든요.
지금의 두오모 위치에 가장 먼저 성당이 지어진 그 첫 시작은 바로 약 5세기 즈음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하는 산타 레파라타 성당이었어요. 네 방금 청동문 왼쪽에서 말씀드렸던 성녀가 바로 레파라타 성녀였죠? 바로 그 성녀를 위한 성당이었습니다.
잠시 이어지는 두 장의 참고그림 보시면 옛 레파라타 성당의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처음 언제 레파라타 성당이 지어졌는 지는 확실치 않지만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인 5세기 초 고트족이 이 지역을 공격했을 때 레파라타 성녀가 아르노 강가에 나타나 붉은 백합을 들고 침략을 막았다고 하는 전설이 있어요. 그리고 피렌체의 수호성녀로 이 성당이 지어졌던 것이죠. 그런데 이 산타 레파라타 성당에 또 한 명의 수호성인이 추가가 되요. 네, 바로 청동문 오른쪽에 있는 제노비우스 성인이죠.
이미 세례당 다녀오신 분들은 설명 들으셨겠지만, 참고사진처럼 세례당 옆에는 십자가가 올라간 기둥이 하나 있거든요. 이 기둥을 산 자노비 기둥이라고 해요. 기원후 429년 1월 26일, 피렌체 출신의 주교였던 제노비우스의 유해를 원래 가죽시장쪽에 있던 산 로렌초 성당에서 산타 레파라타 성당으로 옮겼거든요. 그 때 성인의 관이 기둥 자리에 있던 바짝 마른 나무에서 새순이 돋도록 하는 기적이 있었기에 그걸 기념하는 기둥을 세운거구요.
그렇게 피렌체를 수호하는 레파라타 성녀와 제노비우스 성인에게 봉헌된 성당이 5세기 즈음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또 한참 흘러 약 900여년이 지나니 슬슬 피렌체 시민들은 레파라타 성당이 자신들의 도시를 대표하는 성당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다는 아쉬움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것도 그럴 게 레파라타 성당은 불과 300명 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는데다 오래된만큼 너무 낡았던 것도 사실이었거든요.
13세기 피렌체는 인구 10만을 앞두고 있고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던 도시였는데요. 특히 이웃 도시국가였던 시에나, 피사와 경쟁하면서 전쟁까지 할 정도였기 때문에 서로 엄청 견제하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피사는 이미 1063년부터 새로운 성당을 짓고 있었고, 시에나도 1215년 새로운 두오모를 막 완성했던 참인데 자신들의 도시에 대한 자부심이 한가득이었던 피렌체 시민들은 피렌체를 대표하는 성당은 당연히 피사, 시에나, 아니 그 어떤 성당보다도 최고의 성당을 짓자고 결정하게 된 겁니다.
자, 최고의 성당! 야심차게 그 시작은 13세기 당시 최고의 건축가이자 조각가였던 아르놀포 디 캄비오가 설계를 맡습니다. 당시 계획했던 성당의 크기는 레파라타 성당의 2배 규모로 1296년 9월 9일 첫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공사가 처음부터 원활하진 않았어요. 첫 설계자인 아르놀포가 불과 6년만에 사망하면서 공사가 30년동안 중단되었거든요. 이후 140년에 걸쳐 성당 몸통 부분이 다 완성될 때까지 흑사병이나 여러 이유로 중단되고 또 다시 시작되길 반복합니다.
그렇게 1418년 쿠폴라, 돔만 빼고 성당 본당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쿠폴라만 완성하면 되는데요! 문제가 생겨요. 그것도 아주 큰 문제! 딱 하나 남은 쿠폴라를 올릴 수 있는 건축가가 없는 거예요.
성당이 지어지는 동안 처음 아르놀포 디 캄비오의 설계안보다 규모가 커지면서 쿠폴라 건축에 대한 계획 없이 그 누군가가 등장해 해결할 거란 희망찬 믿음으로 일단 나머지 부분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자료사진은 드라마 이 메디치. 메디치 가문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에 나온 두오모의 모습이예요. 쿠폴라가 올라가기 전 피렌체 시민들은 이런 상태의 두오모를 보면서 과연 이 쿠폴라를 누가 올릴까라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당시 이 쿠폴라를 올릴 기술적인, 건축적인 방법이 없어 공모전을 했을 때 여기에 흙을 채워 사람들이 올라가 쿠폴라 공사를 하자! 그리고 흙을 치울 때에는 이 안에 동전을 숨겨놓아 사람들이 달려들어 동전을 찾다보면 흙도 금방 정리가 될 것이다! 나름 잘 나가는 건축가들이 내놓은 아이디어의 수준이 이 정도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정말 막막했던 상황일텐데!
피렌체 시민 모두가 기다렸던 천재! 그리고 이후 세계 돔 건축의 역사를 뒤집어버린 찐천재! 그런데 심지어 건축가로서 여기 쿠폴라가 첫 도전장이었던 완전 천재! 브루넬레스키의 이야기는 다음 챕터에서 이어가겠습니다.
너무 궁금하시죠. 바로 이어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