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로마에서 꼭 방문해야 할 성당들의 역사와 예술을 소개해드리는 이탈리아 국가 공인가이드 키아라입니다. 오늘 우리가 함께 방문할 일 제수 성당은 예수회를 대표하는 성당이자 바로크 건축이 시작된 장소로 종교개혁 이후 교황청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건축과 회화로 표현된 곳이기도 해요.
그만큼 역사적, 종교적 배경에 대해 알고 보면 보이는 내용이 매우 많은 곳이랍니다. 이 투어는 일 제수 성당 내부를 직접 여러분과 함께 동행하며 관람하듯 만들려고 노력했는데요. 구석구석 작은 예배당까지 설명드리는 것보다 놓쳐선 안 될 꼭 중요한 장소와 작품 위주로 선별했고, 또 이 장소와 예술작품들이 갖는 의미를 주로 설명하고 있어요. 설명과 함께 꼼꼼히 들여다보시면 최소 30분 이상 둘러보게 될 규모는 비교적 작아도 눈이 즐거운 성당입니다. 다만 성당 자체 현지오디오가이드도 없고 관람 루트에 대한 안내도 잘 준비되어 있지 않은 편이라 헤맬 크기가 아니지만 장소를 찾아 헤매실까봐 걱정이예요. 그래서 각 챕터 마무리에 다음 장소 위치 방향을 언급했기 때문에 이 곳을 잘 이해하기 쉬운 순서로 따라 설명을 듣고 싶다면 특히 챕터 마무리 부분을 들으시면 위치를 찾기 더 쉬우실 거예요. 물론 내부 지도도 첨부해두었으니 잘 찾는 분들은 지도를 참조해주셔도 좋습니다.
그래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투어 챕터 중 최초의 바로크 건축부분이나 성당 외관은 여행 중 미리 듣고 가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인사말 꼼꼼히 듣는 분들을 위한 팁인데, 여기 성당 앞은 그늘이 아예 없거든요. 또 혹시나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면 성 이냐시오 예배당에서 진행되는 작은 이벤트를 감상할 수 있는 오후 5시 반 전에 도착해서 시간 맞춰 이벤트를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도 추천드리구요.
위치는 베네치아 광장, 코르소 거리, 판테온과 모두 도보로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어요. 미리 여행일정을 계획하면서 일 제수 성당 위치도 체크해두면 이동하는 길에 관람할 수 있을거예요.
입장시간과 여름철 복장 확인에 꼼꼼한 곳이기 때문에 꼭 사전에 한 번 더 체크하시는 것 잊지 마세요! 맘 먹고 갔는데 못들어가면 아쉽잖아요! 나시나 짧은 하의, 조리 등은 입장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잊지 마시고 투어를 사전에 다운로드해두시면 여행 중 투어 재생할 때 조금 더 편하실 거예요. 유럽 성당이나 박물관은 특히 휴대폰 통신이 잘 안잡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구요.
어플을 통해 투어를 이용하실 때 재생하면서 기본적인 속도조절이나 구간 이동도 가능하구요. 또 재생 중에 나타나는 빨간 선을 꾹 누르면 앞 뒤 5초간 구간 이동 외에도 자유롭게 원하는 만큼 재생바를 이동할 수 있답니다. 오디오 가이드의 장점 중 하나가 놓쳤을 때 다시 듣기가 가능하다는 점이니만큼, 여행 중에 잘 활용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일 제수 성당 외관
도로 앞 작은 광장에 단아하게 서있는 일 제수 성당에 잘 도착하셨나요? 여러분이 도착하신 곳은 가톨릭 수도회 중 하나인 예수회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모교회, 영어식으로 Mother Church에 해당하는 곳입니다. 그 상징이 성당 바로 정면 한가운데 크게 남겨져있죠. 지금보시면 정문 바로 위에 IHS 라고 적혀있는게 보이시나요? 이건 그리스어로 예수를 의미하는 이수스를 라틴어로 표기했을때의 첫 세글자를 딴것이고 예수 그리스도 신의 아들 구원자를 의미하는 축약으로 예수회가 사용하는 상징입니다. 오늘 이 성당 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 예수회와 관련된 장소에서 자주 보실수있는 글자니 기억해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예수회 문장 밑에 보시면 두 엠블럼이 있는게 보이실텐데요. 그중에서 왼쪽에 있는 엠블럼은 현재 로마시를 상징하는 SPQR이라고 써있습니다. 원래 고대 로마의 건물에서 SPQR은 senatus populusque romanus의 약자로 로마워 원로원과 대중을 뜻하는 말로 로마의 공화정을 의미해요. 아마 포로 로마노 투어를 함께 했다면 이미 많이 들어보고 직접 보셨을텐데요. 현재는 로마시와 관계 있거나, 로마에서 관리할 때 많이 붙이는데 이 성당에 이 SPQR이 있다는 것은 이 성당의 특별후원자가 바로 로마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오른편에는 예수회 출신의 최초의 교황님.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문장이 붙어있습니다.
예수회 문장 IHS 양 옆에는 예수회를 공동설립한 두 인물의 조각상이 있죠. 왼쪽이 성 이냐시오. 오른쪽이 성 프란체스코 하비에르인데요. 왼쪽에 이냐시오 성인은 이단을, 오른쪽의 하비에르 성인은 이교도를 밟고 있는 모습으로 서있네요. 이 두 성인과 예수회에 대해서는 성당 안에 들어가서 자세히 이야기 드릴 장소가 따로 있으니 여기서는 눈으로만 확인해두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성당은 그 다음 참고사진에서 보여드리는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의 기본 원형과 언뜻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는데요. 르네상스 건축에 속하는 피렌체 노벨라 성당과 다르게 이 곳은 전체적인 원형은 비슷하지만 바로크 건축에 있어 최초의 건축물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해요.
이 건축물의 설계자는 원래 첫 제안을 받았던 미켈란젤로가 수락은 했지만 작업을 이어가지 못했기 때문에 미켈란젤로의 제자격인 자코모 델라 포르타로 1575년 디자인을 했는데요. 언뜻 보면 르네상스 건축물과 큰 차이가 없어보일 수도 있겟지만, 더 웅장하고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기둥들을 배치한 모습과 정면 일층과 이층 사이의 불규칙한 요소들과 볼륨감을 느끼도록 깊이감을 다르게 함으로서 르네상스 건축과 차이를 두게 되요. 이 때문에 이 성당의 정면은 ‘진정한 최초의 바로크 성당의 파사드’라고 평가되고 이후 성 베드로 대성당을 비롯한 바로크 스타일의 성당 정면에서 자주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또 전세계 예수회 성당의 모델이 되었기 때문에 눈여겨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특히 내부가 정말 화려하기로 유명한 것이 바로크 건축의 특징이기도 하죠.
[15번] 쿠폴라 [돔]
네, 일 제수 성당 내부로 잘 들어오셨죠? 성당 내부는 탁 트이고 쾌적해서 헤매시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 성당은 돔은 딱 하난데 전체적으로 모두 화려하게 장식이 되어 있어서 오히려 찾기는 어렵지 않으셨을까 걱정이 됩니다.
그래도 성당 돔 아래 오셨으니 잠시 고개를 들어 보통 성당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돔에 그려진 그림을 감상하고 더 깊숙이 일 제수 성당 여행을 시작해보려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자코모 다 비뇰라라는 건축가가, 그리고 마무리는 성당 정면을 디자인한 자코모 델라 포르타가 설계한 이 돔은 조반니 바티스타 가울리라는 17세기 바로크 화가가 장식했는데요. 돔 한 가운데에는 성령을 의미하는 비둘기가 이 곳으로 임하는 순간으로 묘사되고, 그 주변으로는 천국의 영광을 나타낸 모습입니다. 성령 아래 성부 하나님은 양 팔을 벌려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그 왼쪽에는 성자 예수가 그 오른쪽에는 성모 마리아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죠.
그 아래 돔을 받치고 있는 펜던티브, 그러니까 역삼각형 모양 안으로도 인물들이 꽉꽉 채워져 있는데요. 보통 대부분의 이탈리아 성당에서 이 자리에는 사대복음사가, 그러니까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의 저자들과 그 상징이 묘사되는 것과 다르게 이 곳에는 말씀드린 사대복음사가를 비롯해 각각 율법과 예언을 상징하는 인물들과 사대복음사가, 사대 교부들이 공간을 꽉 채워그려져 있어요. 아마 이 돔에서부터 어디까지가 그림이고 건물인 지 혼동이 많이 오실텐데요. 이 장식 기법에 대해서는 일 제수 성당의 가장 하이라이트 천장화를 소개해드릴 때 자세히 소개해드릴게요. 지금은 다시 고개를 내려 그 자리에서 성당을 한 바퀴 주욱 둘러보시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앉을 자리가 있다면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걸 추천할게요. 미리 알고 봐야 다른 부분도 더 이해하실 수 있기 때문에 이 성당의 기본적인 역사나 바로크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전해드리려고 하거든요. 잠시 편한 자리에 앉아 다음 챕터를 재생해주세요.
* 최초의 바르코 건축, 일 제수 성당 이야기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 성당은 예수회의 본산, 마더 처치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예수회를 창설하고 교황청의 승인을 받기 위해 1540년 로마에 도착했을 때 이 앞 광장 번화가에서 설교를 하고 부근에서 머물렀다고 해요. 그리고 원래 이 곳에 있었던 작은 규모의 산타 마리아 스트라다 성당이 있는 곳에 예수회의 본산이 되는 성당을 짓기 시작한 것이 1568년. 1580년에 완공하고 1584년 시성을 받았으니 당시로는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 곳이랍니다.
그런데 이 성당의 특이한 점은 당시 보기 드물게 성당 내부 기둥이 하나 없이 실내가 탁 트인 느낌에 모든 예배당이 중앙에서 다 시야에 들어온다는 것인데요. 잠시 참고사진 보시면 아마 유럽여행 많이 하신 분들안 아시겠지만 유럽의 대부분 성당은 그리스식 십자가, 또는 라틴 십자가처럼 본당 길이만 달라지고 항상 가로 세로가 교차하는 십자가 형태로 지어진다는 것을 알고 계실 거예요.
그런데 이 성당은 조금 독특하게 가로 세로가 교차하는 지점, 즉 건축용어에서 트란셉트라고 부르는 지점이 바깥으로 돌출하지 않고 건축물 전체가 긴 직사각형 안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거든요. 또 보통 성당 정면으로 들어올 때 대부분 현관 역할을 하는 장소, 나르텍스라고 하는 장소가 있는데 이 성당은 정면에서 문만 통과하면 바로 본당으로 입장하는 구조랍니다.
때문에 성당에 들어온 사람들은 바로 본당으로 입장하면서 기둥이 없이 탁 트인 성당에 들어오자마자 내부 전체가 시야에 들어올 거예요. 또 성당 어디서든 중앙 제단이 잘 보이고, 이 말인 즉슨 미사를 집전할 때 어디서든 집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겠죠. 신자들이 더욱 집중하고 제대로 참여하고자 했던 예수회의 바램이 건축적으로 표현된 것인데요 당시로서는 굉장히 획기적인 성당 구조였답니다.
1517년 마틴 루터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은 종교의 분열을 겪고 있었던데다 1527년 있었던 신성로마제국 카를 5세의 로마 약탈로 인해 가톨릭, 정확히는 교황청은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상태였죠.
이 시기에 조직된 예수회는 1540년 바오로 3세 교황으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은 수도회로서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굳건한 논리와 교리로 무장하고 교황청을 위해 활동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종교개혁에 반대하는 반종교개혁의 핵심 세력으로 활동하죠.
반종교개혁의 흐름 속에서 교황청은 가톨릭 교회의 위대함과 웅장함을 예술로 표현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게 되는데요. 때문에 이 시기 더욱 크고 웅장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그림, 조각, 건축에 힘을 쏟게 되는데 그 첫번째 사례가 바로 이 곳. 일 제수 성당인 것이죠.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던 사코 디 로마, 즉 로마 약탈로 인해 폐허가 된 로마를 빠르게 재건하는데요. 교황청의 주도로 교황과 가톨릭의 힘과 권위를 드러내는 건축물들이 지어지기 시작합니다. 파괴되었던 도시를 재정비하면서 연결된 분수들에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다시 세운 것 중 하나가 대표적으로 트레비 분수구요. 또 길을 정비하고 광장을 장식하고 오벨리스크를 세우죠. 광장을 장식한 분수를 볼 수 있는 곳은 나보나 광장이 또 대표적으로 떠오르네요. 또 파괴되었던 성당들도 재건하면서 많이 개축되었기 때문에 성당의 역사와 별개로 성당 정면은 바로크 스타일로 많이 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로마를 바로크로 장식된 도시라고도 하는데, 건축적으로는 바로 이 곳이 그 시작이라니 너무 놀랍죠. 그 장식적인 요소도 하나 하나 소개도 드려볼까 하는데요. 어느 하나 화려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이번에는 예수회를 창립한 성 이냐시오의 무덤이 있는 이냐시오 예배당으로 가서 함께 이야기를 이어가볼까요?
[11번] 성 이냐시오 예배당
성 이냐시오 예배당도 참 화려하죠? 제단화 윗 부분에는 성령의 빛을 뿜어내는 비둘기와 그 아래 아기천사들이 우주를 상징하는 푸른 구를 하느님께 드리는 모습의 조각이 있어요. 저 푸른 구는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나는, 당시 유럽에서는 구하기 너무 귀했던 푸른 보석 라피즈 라줄리, 청금석이라고 하죠. 바로 그 보석으로 장식한 구이니 얼마나 화려하고.. 비쌌을 지 상상이 가시나요?ㅎㅎ
자, 그 아래에는 성 이냐시오 제단화가 그려져 있죠. 그림 오른쪽 위에는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로가 한 손에 지구처럼 보이는 파란 구를, 또 한 손에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즉 예수회의 상징인 IHS 글씨가 새겨진 깃발을 예수회를 설립한 성 이냐시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또 그 아래에는 왼편으로 한 천사가 책을 펼쳐들고 있고, 오른쪽에는 왼쪽 위에서부터 신대륙,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즉 사대륙을 의미하는 인물들과 책을 가리키고 있는 모습이예요.
혹시 바티칸을 가시거나 또는 유럽 박물관에서도 17세기 이후 제작된 지도나 지구본을 많이 보실 수 있는데요. 이는 예수회의 영향도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어요. 앞서 성 이냐시오와 성 하비에르에 의해서 1539년 설립되었다고 말씀드린 예수회는 가장 큰 특징이 교육과 선교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인데요. 1540년 바오로 3세 교황에게 정식 승인을 받고 7년 후 예수회 대학을 로마에 설립합니다. 아, 참고로 우리 나라에는 예수회가 설립한 서강대도 있죠. 또 원래 이냐시오 성인이 스페인의 귀족이자 군인이었었는데 교황청의 순명하면서 교황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간다는 모토 아래 선교에 힘쓰게 되죠.
꽤 오래 전 영화기는 하지만 영화 미션의 내용이 18세기 남미로 선교를 갔던 예수회 신부에 관련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인데요. 이런 배경때문에 전 세계로 선교활동을 했던 예수회에서는 지도와 지구본 제작이 활발해졌고 이 제단화에서도 그런 영향을 한 번 더 확인할 수 있네요.
자, 그리고 이 그림을 둘러싼 모든 부조들 역시 이냐시오 성인과 예수회와 관련된 일화들을 묘사하고 있어요. 제단화 바로 왼쪽 부조에는 바오로 3세와 그 앞에 무릎 꿇은 이냐시오 성인이 회칙을 보여드리는 장면이죠. 예수회를 승인 받는 모습이구요. 제단화 오른쪽에는 교황 그레고리오 15세가 1622년 이냐시오 성인을 시성하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제단화 양 측면 아래로는 조각들이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표현되어 있는데요. 왼쪽에는 왕관을 쓰고 무릎을 꿇은 한 남자가 여인의 앞에 무릎꿇은 모습이 보이실 거예요. 이교도 왕이 바른 신앙으로 인도됨을 묘사하고 있구요. 반대편에는 이단의 책을 찢는 아기천사와 뱀을 휘감은 인물들을 발로 내쫓는 이단을 정복함을 상징하는 조각이 눈에 띕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바로크 시기, 반종교개혁의 강한 의지가 예술작품으로 승화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장면들에서 확인이 되죠.
그 앞쪽으로는 난간을 둘러싼 로마에서 보기 드문 로코코 양식의 촛대는 이 전체적인 제단 자체를 다 디자인한 예술가의 작품인데요. 예수회 출신의 화가인 안드레아 포초가 전체적으로 디자인하고 100명 이상의 예술가와 장인이 동원되서 만들었던 것으로 이 사람의 이름은 기억해두시면 또 다른 예수회 성당, 산티냐시오 성당에서 멋진 돔 장식을 한 번 더 소개해드릴 거랍니다.
아! 그런데 안드레아 포초가 디자인한 대박 반전 한가지가 숨어있는데요.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이 그림 제단화는 마치 포스터처럼 실제로는 그 뒤에 숨어있는 이냐시오 성인의 조각상을 위한 덮개 제단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매일 오후 5시 반이 되면 이 제단화가 기계식으로 내려가는데요.
그 뒤로 청금석으로 장식된 배경과 함께 온갖 보석으로 치장된 제의를 입고 있는 이냐시오 성인의 조각상이 나타납니다. 이 조각상은 난간을 둘러싼 촛대를 실제 제작한 프랑스 조각가 피에르 르 그로의 작품인데요. 문득 청빈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는 이냐시오 성인이 이걸 과연 원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여긴 예수회의 총본산이고 이분은 설립자이고 심지어 이 제단은 그 분의 무덤 위에 만들어진 것이니 그런 것으로 하고!
그 와중에 안타까운 것은 나폴레옹이 이탈리아로 내려와 많은 도시국가들을 정복했던 1797년. 교황청도 마찬가지였어서 톨렌티노 조약을 통해 전쟁배상금을 나폴레옹에게 지불해야하는데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비오 6세 교황의 명으로 원래 금박을 입힌 조각상은 녹여지고, 지금 보시는 것은 1804년 루이지 아퀴스티가 다시 제작한 은으로 만든 조각상이랍니다. 휴… 나폴레옹!
제단 가장 아래쪽에는 1556년에 로마에서 선종하신 이냐시오 성인의 무덤이 위치하고 있으니 참고해주시구요. 이번에는 중앙 제단쪽으로 이동해볼까요?
[8, 9번] 중앙 제단
이번에는 성당 중앙 제단을 함께 보실까요? 평소에는 알렉산드로 카팔티라는 19세기 화가가 그린 ‘아기 예수의 할례’라는 주제로 그려진 그림입니다. 할례라는 주제가 중앙 제단에 그려진 것은 보기 드문편인데, 누가 복음에는 예수가 태어난 8일째에 할례를 받았다고 기록하고 있죠. 할례를 하는 날 할례를 받은 사람에게 이름을 주는 당시 전통때문에 가톨릭에서는 예수께서 그 이름을 부여받은 것을 기념하는 예수 할례 축일을 기념하고 있어요. 즉, 예수회라는 이 수도회의 이름에 걸맞는 제단화인 것이죠.
그 양쪽으로는 아름다운 천연 대리석으로 장식된 제단의 건축적인 요소가 더욱 눈에 띕니다. 19세기 중반에 안토니오 사르티라는 건축가가 신고전주의 스타일로 마치 일종의 신전 또는 개선문처럼 느껴지도록 이 제단을 다시 꾸민거죠. 그리고 성 이냐시오 예배당의 제단화처럼 이 곳도 제단화가 내려가면 예수 그리스도의 조각상이 뿅! 하고 나타나도록 디자인을 했는데요. 참고사진으로 조각 또는 제단화의 모습도 확인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많은 성당들은 감실을 위한 예배당이 별도로 있는 것이 보통이었는데요. 이 곳은 이 제단화 앞에 성체를 보관하는 감실이 위치하고 있구요.
이 중앙 제단 위쪽으로 고개를 들어 예수회 상징 위로 후진에 벽화를 장식한 것은 아까 돔 벽화를 그렸던 조반니 바티스타 가울리의 작품이랍니다. 신비한 어린 양의 영광이라는 제목의 이 그림을 잠시 보시면, 하늘 가장 높은 곳에는 구름 사이 어지러이 나팔을 불고 있는 일곱 천사의 모습이 그려져 있구요. 그 아래 그림 중심에 자리한 어린 양의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요한 계시록의 내용에 따라 하느님의 어린 양, 즉 예수를 상징하는 어린 양이 보좌 위에 앉아 아래를 내려보고 있는데요. 그 주변에는 요한계시록의 내용에 충실하게 그려진 수많은 인물들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 중앙 제단 역시 특별한 인물이 한 명 묻혀있는데요. 성당에서 중앙 제단에 묻힌다는 것은 사실 굉장히 큰 영광이잖아요. 이 곳에 묻힌 인물은 오히려 제단에 그림도 조각도 찾아볼 수 없지만 이 성당 전체 곳곳에 파르네제라는 이름이 많이 남겨져 있는데요. 바로 이 성당의 가장 큰 후원자 알레산드로 파르네제 추기경의 무덤이 이 곳 중앙 제단에 모셔져 있습니다.
사실 성당 정면 한가운데에도, 돔 한가운데에도 파르네제 가문 이름이 들어간 이 추기경은 바오로 3세 교황의 손자이자 로마 명문가 출신으로 예술 문화에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후원을 했던 인물이예요. 안목도 굉장히 뛰어났구요. 이 알레산드로 파르네제 추기경은 성당을 짓는 당시 자금이 부족해 공사가 중단되었을 때 자금을 대주고 아낌없는 후원을 해주었기에 사실상 이 성당이 지어질 수 있었던 바탕에 있는 인물인거죠. 그래서 성당 정면, 그리고 정면 안쪽 거대한 비문, 돔을 비롯한 곳곳에 가문의 이름과 함께 중앙 제단에 묻혀있다고 하니 새삼 돈의 힘이 느껴집니다. 엣헴ㅎ
자, 이번에는 우리 또 다른 예수회의 창립멤버 프란체스코 하비에르 예배당으로 이동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