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사말
오늘 함께 여행 할 곳은 로마에서 가장 중요한 언덕 중 하나, 바로 캄피돌리오 언덕입니다. 라틴어로 세계의 머리를 의미하는 Caput Mundi에서 유래해 Capitolino, 영어 단어 Capital의 어원이 된 곳이 바로 이 곳 캄피돌리오 언덕이죠.
명칭만큼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꼭 감상하고 가야 할 건축적인 장소이기도 한데요. 미리 공부를 많이 하고 가지 않는 이상, 일반적인 자유 여행자가 이 곳의 모든 것을 제대로 감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캄피돌리오 언덕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코르도나타 계단으로 올라가기를 권해드리고 싶은데요. 언덕 사방으로 연결되는 곳이 있지만 기왕이면 동선을 짤 때 캄피돌리오 언덕과 광장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올라가는 코르도나타 계단에서 여행을 시작하길 권합니다.
투어의 본격적인 시작은 계단에서, 하지만 혹시나 동선이 여의치 않거나 뒤늦게 이 내용을 듣게 된다면 마지막에 나갈 때라도 제발~ 계단을 꼭 들러주셨으면 하구요ㅎㅎ
자, 그렇다면 로마에서 가장 반전이 있는 매력적인 곳,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올라가 볼까요?
2코르도나타 계단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향하는 여러 길 중 제가 추천해드린 곳은 바로 코르도나타 계단입니다. 사뭇 평범한 계단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먼저 대박 힌트를 드리자면, 이 계단을 계획한 사람이 바로 로마와 이탈리아에서 지긋지긋(?)하게 듣게 되는 천재,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미켈란젤로가 계획하고, 생전에 실행되지 않아 자코모 델라 포르타가 설계해서 건축된 장소인데요.
이 계단의 진면목은 사실 코르도나타 계단 왼쪽에 있는 아라코엘리 계단과 비교했을 때 느낄 수가 있는데요. 참고사진을 첨부해드렸지만, 혹시 원하시는 분들은 이 계단 앞쪽으로 차가 쌩쌩 다니는 차를 조심해서 건너편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셔도 된답니다.
두 계단을 비교해보려고 하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이 느끼는 계단의 높낮이를 감안하더라도… 계단의 길이가 어디가 길고, 짧아보이는 지를 한 번 맞춰보시라고 하려고해요.
왼쪽은… 누가 봐도 올라가는 걸 고민해볼만큼 높고 길~어 보입니다. 꽤나 힘들겠죠? 그래서 여긴 무릎꿇고 이 계단을 전부 올라가면 로또에 당첨된다는 소문이 있기도 한 곳이예요. 대신 오른쪽의 코르도나타, 즉 미켈란젤로가 계획한 계단은 딱히 올라가기 힘들어 보이지도 않고 꽤 가까워보입니다!
여기서 반전이 생기는데요! 물론 높낮이 차이는 있긴 해도 실제 두 계단의 길이는 거의 같다는 점!! 그런데 이렇게 계단이 짧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어요!
바로 그것까지 계산해 계단을 위가 넓고, 아래가 좁게 만들었습니다. 즉 우리의 눈을 속여 앞에서 보았을 때 원근에 의해 왼쪽 계단처럼 좁아질 것을 거의 평행처럼 느끼도록 해 거리감을 잊게 만든거죠!
자, 이제는 계단을 직접 오르면서 들어주셔도 좋은데요. 호기심 천국이신 분들은 아래 폭과 위 폭을 직접 발로 몇걸음인지 재서 비교해보셔도 좋습니다.
올라가면서 또 한가지 체크해보실 건 일반적인 계단보다 폭이 굉장히 넓은 편이라는 것?! 나중에 여기서 내려올 때 아이들이 신나서 막 달려내려오다 데굴 구르는 경우도 있어서 그건 조심해야 하지만요. 이런 부분 때문에 더욱 비탈길처럼 보이는데, 이건 미켈란젤로가 바오로 3세 교황과 로마를 방문 예정이었던 카를5세 황제가 마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듯 하지만, 사실 미켈란젤로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했던 중 한가지는 바로 계단의 방향이기도 했어요. 원래 이 광장으로 향하는 길은 이 계단을 기준으로 언덕 뒷편에 위치한 포로 로마노에서 올라오는 것이 고대 로마때부터의 전통이었거든요.
그런데 바오로 3세가 이 일대를 재정비하도록 미켈란젤로에게 주문했을 때, 포로 로마노로 상징되는 고대, 즉 과거로부터 시선을 돌려 새로운 로마, 즉 바티칸을 향해 계단의 방향을 새롭게 전환시켰던 겁니다.
여기까지 듣다보면 계단 윗쪽에 거의 다 도착을 하셨을텐데, 계단 가장 윗쪽에는 포로 로마노에서 가지고 온 디오스쿠리 신상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우스와 레다 여왕사이에서 태어나 나중에 별자리 중 쌍둥이자리가 되는 신들이죠. 로마의 수호신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던 형제들의 신상이 이 곳으로 옮겨져 있습니다. 계단의 끝까지 올라서면 잠시 숨을 고르고 광장 어딘가에 편하게 자리를 잡으시면 이야기를 이어갈게요!
다음 이야기 듣기 전, 혹시 무료 화장실이 필요하다면 꼭 참고하세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광장에 위치한 카피톨리노 박물관 중 하나가 무료개방되고 있습니다.
참고사진에서 보여드리는 방향, 즉 광장에서 정면 건물 기준으로 오른쪽 건물 옆으로 살짝 올라가는 길이 하나 있습니다. 그 길로 향하면 작은 아치가 있는데 그 뒤로 올라가면 왼편에 있는 건물에 월요일 제외하고 열려있는 문이 하나 있습니다. 문 앞에 보통 박물관 경비원이 서있고, 바로 계단이 보입니다. 종종 다른 작은 문 하나가 더 열리기도 하는데 거긴 계단이 없어요~ 그쪽으로 가심 안돼요!
열린 문으로 가시면 경비원이 제재하지 않으니 마음 편하게 계단으로 반층 올라가면 왼편에 무료 화장실이 있구요. 한 층 다 올라가면 박물관 카페 역시 이용할 수 있어요. 시원한 물이나 음료, 또는 높은 랜드마크가 눈에 띄는 곳은 아니지만 평화로운 로마 전경을 즐길 수 있는 카페기 때문에 추천하고 싶기도 합니다. 혹시 날이 너무 궂은 날이라면 여기서 더위나 추위, 비를 피해서 광장 설명을 듣고 내려가셔도 되니 참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