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사말
본 조르노! 베네치아의 중심, 산 마르코 광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곳은 마치 서울의 광화문 광장처럼 베네치아의 크고 작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시민들이 모두 함께 모이는 베네치아의 유일한 광장입니다. 지금은 시민이라 하지만, 1797년 나폴레옹에 의해 멸망하기 전까지는 베네치아 국가, 이 본섬의 유일한 광장으로 국민들이 모두 모이는 장소였죠.
하지만 많은 한국 여행자들이 너른 광장에 서면 가장 먼저 빠르게 날아드는 비둘기와 갈매기에 놀라고, 모이를 주는 사람들에 혼을 쏙 빼고, 잠시 어디 등을 기대어 쉴라치면 기대지도, 앉지도 말라는 단속반에 당황하는 곳이 산 마르코 광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산 마르코 광장을 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채 주요공간만 쓱 훑고 지나가 많이 아쉬운 곳이기도 하죠.
이 투어에서는 산 마르코 광장을 둘러싼 주요 건축물을 소개하는 것 뿐 아니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의미를 함께 소개합니다. 또한 이 공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팁도 같이 소개해드려요. 긴 투어는 아니지만, 소개해드리는 장소를 하나하나 즐기다 보면 산 마르코 광장을 몇 번이나 찾게 될 수도 있는 투어랍니다. 산 마르코 광장이 그만큼 매력적인 장소이기 때문이겠죠?
또한 산 마르코 광장 정면에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는만큼 주간에는 성당 오픈 일정을 확인하여 셀프투어를 계획하시면, 편안하게 성당과 광장을 알차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일정 짤 때 고려하시면 좋겠어요! 참! 그래도 광장 야경이 정말 기가 막히게 예쁘기 때문에 야경만 보는 일정도 따로 빼두시구요.
자, 이제 어플 내 재생바를 확인해볼까요? 재생 버튼 양 옆으로 5초씩 앞 뒤 구간 이동도 가능하고, 그 위로 등장한 빨간색 라인을 꾸욱 눌러 앞뒤로 움직이면 자유롭게 구간 이동도 가능하다는 것! 또한 1.0이라고 써있는 부분을 눌러 재생속도를 더 느리게, 또는 더 빠르게 조절 가능한 것도 잊지 마시고 편리하게 이용해주세요!
자, 이제 우리는 베네치아의 상징! 산 마르코를 만나러 출발하겠습니다. 안디아모!
2베네치아의 수호성인

산 마르코 광장에서 성당 정면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작은 광장이 이어집니다. 첫번째 자료 사진에서는 이 곳을 piazetta, 즉 작은 광장이라고 부른다고 되어 있을텐데요. 저희는 바로 이 곳 작은 광장 뒤편으로 보이는 두 개의 기둥 위 조각상에 대해서부터 먼저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두 개의 기둥 중 왼쪽, 즉 두칼레 궁전에 가까운 쪽에는 날개 달린 사자상이 있죠. 아마도 공항이나 기차역, 버스 정류장. 그 어느 곳으로든 베네치아에 도착한 순간부터는 이 날개 달린 사자상을 곳곳에서 보셨을 거예요.
그도 그럴 것이 바로 이 베네치아의 수호 성인이 날개 달린 사자를 상징으로 하는 산 마르코, 우리 말로는 성 마가이기 때문입니다. 네, 바로 사대복음 중 하나인 마가복음의 저자 바로 그 성 마가 맞아요. 이탈리아어로 산 마르코, 영어로 세인트 마크. 네, 이 정도는 다 아신다고요? 역시 그럴 줄 알았습니다.
마가복음의 서두에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영접하라 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사자의 포효와 같다는데에 기인해서 마가, 즉 산 마르코의 상징은 날개 달린 사자가 되었고, 그를 수호성인으로 하는 이 곳 베네치아에서는 정말 사방천지 이 상징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대상이 ‘황금사자상’인 것처럼 말이죠. 자, 그렇다면 산 마르코가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되는 이야기는 그의 유해가 모셔진 산 마르코 성당에서 이어하는 걸로 하고!
자, 그렇다면 그 오른쪽에 있는 기둥 위의 남자는 누구일까요? 어떤 분들은 악어를 밟고 선 것처럼 보인다고도 하고, 어떤 분들은 보드 같은 것이냐고도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요.
그는 9세기 산 마르코가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되기 전까지 원래 수호성인이었던 산 테오도로, 베네치아 방언으로 산 토다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금의 터키 지역에서 활동했던 로마 군인으로 용을, 하지만 대부분 악어라고 생각하는, 물리쳤던 공으로 당시 황제 리키니우스에게 불려갔답니다. 하지만 공을 세운 군인임에도 기독교인임이 밝혀져 순교하고 이후 성인으로 추대된 인물이예요. 사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성인은 아닌데, 동방교역을 하며 비잔틴의 영향을 받았던 베네치아였던 지라, 이탈리아 본토의 다른 도시국가들은 테오도로 성인도, 마가 성인도 수호성인마저 수입하는 베네치아라며 놀려댔다고 하기도 합니다.
현재는 나란히 서서 두 수호성인이 베네치아를 지켜주는 듯 한 느낌인데, 사실 이 기둥 사이는 베네치아인들에게는 불길하다고 소문난 곳이예요. 중세부터 18세기까지 이 기둥 사이에서 사형이 집행되었기 때문에 미신을 믿는 베네치아인들은 지금도 두 기둥 사이를 지나가는 걸 꺼린다고 하더라고요. 믿거나 말거나라지만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