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피랴오 역사 거리 투어를 맡은 대만 알림이 류정엽이라고 합니다.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제 소개를 간단히 하겠습니다. 대만에 온 지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처음 대만에 여행을 왔다가 대만의 매력에 푹 빠져서 대만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간 뒤 대만 유학을 준비했고, 남부 타이난 국립성공대학교에서 국제경영 MBA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대만 관광국 잡지 ‘타이완’에 수년간 번역을 해오기도 했습니다. 한국 언론사의 대만 통신원 생활을 거쳐 현재 대만 현지 뉴스를 우리말로 전하는 ‘대만을 지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투어라이브를 통해 여러분들을 뵙게 되어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여러분! 그간 빠듯한 일정 탓에 숨가쁘게 대만을 구경하셨다면, 보피랴오 역사 거리에서 숨 좀 돌리시면서 잠시나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시는 건 어떨까요? ‘슬로우 여행’! 추천합니다. ‘슬로우 여행’ 모드로 이곳을 둘러보신다면 타이베이의 또 다른 매력을 느껴보실 수 있을 겁니다.
저에게 보피랴오 역사 거리는 바쁜 생활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때마다 찾는 그런 곳이에요. 뭐랄까요? 힐링이 가능한 곳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주 짧고 굵게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다녀온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꼭 소개를 해드리고 싶었어요.
청나라 때부터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 오고 있는 보피랴오 역사 거리! 이곳에 가시기 전에 반드시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뭐냐고요? 거리라고 해서 다 같은 거리가 아닙니다. 24시간 365일 이 지역이 개방되지는 않습니다. 문을 열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바로 월요일인데요! 월요일은 휴관합니다. 그리고 보피랴오 역사 거리에는 양쪽으로 펼쳐진 건물들 안에 볼거리들이 상당히 많은데요. 역사 거리와 건물 내 전시 관람 시간은 다르므로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역사 거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건물 내 전시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입니다. 보피랴오 역사 거리에 가장 빨리 가시는 방법은 타이베이 지하철MRT 블루라인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MRT 블루라인 용산사역에서 하차하셔서 4번 출구로 나가신 뒤, 약 5-8분 가량 걸으시면 바로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입장은 무료입니다. 그럼 함께 보피랴오 역사 거리로 떠나보실까요?




광장의 맞은 편에는 제본소가 있었습니다. 화면 속 지도와 사진을 봐주세요. 주소는 37호인데요. 이름은 태양제본소입니다. 책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제본은 일본어에서 온 말이라는데요. 대만인들에게는 책을 만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화면 속에서 과거 제본소의 모습을 확인해보세요.
사실 완화구 이 일대는 타이베이에서 활판인쇄공장, 제본공장 등 인쇄업이 가장 번성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현재처럼 한 곳에서 인쇄부터 제본까지 맡아 하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분업 형태로 이루어졌고요, 가내수공업 형태를 갖췄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 업무만 전담하는 일종의 가족 사업이랄까요? 태양제본소는 일제시대 때부터 문을 열어 책을 만들며 생계를 꾸려왔습니다. 1대 경영자는 일본에서 제본 기술을 배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무려 100년 가까이 3대에 걸쳐 인쇄 및 제본 기술을 전승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타이베이시에서 상당히 유서 깊은 인쇄제본소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사전, 만화, 월간지 ‘고궁문물’ 등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초창기에는 주로 인쇄된 내부 페이지를 제본하는 것에 주력했고, 당시 제본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끝내려면 깔끔한 손놀림이 필요했다고 전해집니다. 만일 실수가 있다면 처음부터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이곳에 있던 태양제본소는 현재 신베이시 중허(中和)로 이사를 갔습니다.

다음으로 보피랴오 역사 거리 중간쯤 도착하시면 17호가 보이실 텐데요. 17호에는 여관이 있었습니다. 화면 속 지도와 사진을 봐주세요. 지금은 간판이 없는 상태로 목조건물로만 보입니다만 들어가 보시면 숙박업소였다는 것을 단숨에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겁니다. 이곳 여관의 이름은 르샹뤼셔라고 불렸습니다. 보피랴오가 처음 관광지로 리모델링되어 개방됐을 때 여관입구는 옛 모습을 갖춘 채 르샹뤼셔 간판도 있고 창문도 일본식 격자 모양의 목조 창문 등이 있었는데요. 너무 낙후된 탓인지 현재 이 입구는 일본풍 목조 스타일로 깔끔하고 고급지게 리모델링 됐습니다. 화면 속 옛 여관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해보세요.
저는 솔직히 옛날 모습을 보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뭐랄까요. 그냥 흉가 같은 느낌이랄까요? 현재는 매우 깔끔한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깔끔해서 전시용으로 꾸며놓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실제 여관이었습니다. 여기는 려(呂)씨 가족이 운영을 해왔는데요. 원래 이름은 르샹뤼셔가 아니라 밍허(明和)여관 분점이었습니다. 밍허여관의 본점은 인근 광저우제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나중에 밍허여관 분점은 외지에서 온 라이(賴)라는 사람이 인수했고, 그 이름을 르샹뤼셔라고 개명했습니다. 그 뒤로 1999년 보피랴오의 모든 가게들이 철거될 때까지 영업을 계속해왔습니다. 매우 저렴한 여관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업하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만, 들을 바에 의하면, 뭐 타이베이에 온 상인들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많이 머물렀다고 합니다.
이 여관은 자유로이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과거 객실이었던 방을 하나하나 둘러보시면서 과거 이곳에 묵은 사람들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면 속 사진을 통해 여관 내부를 봐주세요. 입구로 들어가시면 오른쪽에 2층으로 향하는 좁은 계단이 있고요. 안으로 더 들어가시면 창 없는 방들을 보게 되실 겁니다. 화장실이 붙은 방도 보게 되실 텐데요. 화장실 붙은 방에 들어가셔서 화장실 타일을 잘 살펴 보시면, 1960년대 대만에서 인기가 많았다는 타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솔직히 좀 촌스럽기는 한데요. 우리나라 옛날 단독주택 화장실에 쓰인 타일을 연상케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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