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사말
안녕하세요! 파리의 별이 빛나는 밤에 별도 보고 뽕도 따고! 투어의 조세련가이드입니다.
지금 들으시는 이 투어는 파리 야경 워킹 투어이구요. 나와있는 코스를 하루에 다 보셔도 좋지만 3번부터 16번까지 교통편 이용없이 걸어서 이동하실 수 있는 반면에 16번 루브르에서 17번 비르하켐다리 혹은 에펠탑까지는 걸어갈 수 없기 때문에 교통편을 한 번 이용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이 투어를 이틀에 걸쳐서 하루는 3번부터 16번까지, 또 하루는 17번부터 20번까지 나누어 들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파리 명소들에 숨겨진 스토리를 음악과 함께 들으시면서 이 밤의 낭만을 불태워드릴 예정이구요.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파리 여행을 오시기에 앞서 걱정하시거나 고민하셨던, 투어를 하다보면 손님분들께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던 그런 여행팁들까지 아낌없이 쏟아드릴 겁니다.
나는 이 밤의 감성을 촉촉히 물들이고 싶다하시는 분들은 뽕도따고! 챕터는 먼저, 혹은 나중에 따로 들으시고 투어를 하시는 동안에는 별도보고! 챕터만 들어주세요.
출발하기에 앞서, 주의사항은 꼭꼭 숙지하시고 준비가 되시면 출발해주세요.
2주의사항
파리 여행을 오시면서 가장 걱정하셨을 것이 바로 소매치기일텐데요. 사실 생각보다 소매치기가 별로 없어요~라고 이야기를 드리고 싶은데 정말 많습니다. 오늘 야경투어를 하시는 만큼 소지품에 더욱 각별히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중요한 물건들은 숙소 안전한 곳에 두고 나오시고, 코트 주머니에 물건 넣지 마시고 넣으신다면 무조건 사람많은 곳에선 손으로 잡고 계시고, 크로스백은 지퍼 잘 잠가서 몸 앞쪽으로 메시고, 백팩 메신 분들은 중요한 물건 안 쪽 깊숙히 넣어주시고, 에코백은 잘 안당하긴 하는데 그래도 수상한 사람 보이면 꽉 잡으실 준비를 해주세요. 걱정보다 무섭진 않으니 겁내지 않으셔도 되지만 그래도 조심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핸드폰, 지갑, 파우치. 참 다양하게 소매치기 당해본 살아있는 증인! 저의 소매치기 현장 생생후기와 피해야 할 나쁜 사람들 유형 소개드릴게요.
첫 번째, 가장 기본적인 부딪히기 유형입니다. 부딪히는 그 순간. 1초면 충분합니다. 코트 주머니는 물론이고 닫혀있던 가방까지 열어 쏘옥 빼갑니다. 손이 정말 빨라요. 네. 저도 그거 두번이나 당해봤는데요. 사람이 많은 곳. 지하철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제가 두 번 다 지하철에서 당했거든요. 하루는 지하철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가운데 기둥을 잡고 서 있었는데 건너칸에 있던 여자애들 네명이 제 쪽으로 와서는 쏘리쏘리 하면서 미는 거에요. 그래서 얘네들 수상하다! 하고 코트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꽉 잡고 문 옆에 있는 기둥으로 옮겨갔어요. 그런데 걔네들이 자기들 내려야한다고 쏘리쏘리 하면서 또 미는거에요. 문 앞에 공간이 그렇게나 많은데! 그래서 얘네 정말 수상하다!하고 주머니에 있는 물건을 꽉 잡고 있는데 걔네들이 내리고 어떤 아저씨가 또 쏘리하면서 넘어지듯이 저를 밀치면서 타시는 거에요. 그래서 뭐지? 한패인가? 했는데, 아저씨가 이거 니 지갑 맞지? 하시면서 제 지갑을 보여주셨어요. 밖에서 타신 분이 제 지갑을 가지고 계신거죠. 이게 무슨 상황인지 어안이 벙벙해있는데 아저씨께서 걔네들이 수상해 보고 있다가 내리고 나서 현금만 쏙 빼고 지갑을 버리는 걸 보고 달려 나가서 주워오신거에요. 경찰서 같이 가줄까? 그러시면서 도와주셔서 오히려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사건인데, 방심은 금물입니다. 진짜 가져간지도 모르게 가져갔더라구요. 또 한 번은 지하철에 사람이 많았는데 제가 사람들 틈에 끼어서 나가는데 크로스백에서 뭔가 쏙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어 나가서 보니까 파우치가 없어졌더라구요. 그래도 가방에 핸드폰이랑 지갑도 있었는데 거의 다써가는 화장품만 있던 파우치만 훔쳐가서 다행이었어요. 그런 상황에는 이미 문이 닫혀서 잡으러 갈 수도 없습니다. 지하철 문 앞을 지키며 범행을 성공하면 탔다 내렸다 하는 이 사람들 조심하세요.
두 번째 피해야 할 사람은 일명 집시. 사인단입니다. 이분들은 밤에 그렇게 많이 활동하진 않지만 밤에 만나신다면 더 조심하셔야해요. 이분들의 인상착의는 치렁치렁한 옷에 머리를 하나로 묶고 한 손에는 박스에 붙인 에이포용지를 한 손에는 볼펜을 들고 먹잇감을 찾고있습니다. 다가와서 물어보죠. 두유스핔잉글리쉬? 캔유스핔잉글리쉬? 물어봐서 할 줄안다고 예스하시면 우리 가난한 나라에 학교지을 건데 서명 좀 해줄래? 같은 착한 마음을 자극하는 멘트를 합니다. 그래서 착한 마음에 서명하면 서명란 옆에 후원금액란이 있어요. 다른 사람들이 다 똑같은 금액을 적어놓아서 그냥 쓰는 건가 보다 하고 쓰면 돈을 요구하기 시작합니다. 후원한다며? 돈 줘. 이런거죠. 제가 이걸 이렇게 자세히 아는 이유는 제가 또 당해봤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국에서요. 외국인 많은 곳에서 어떤 외국인이 그러길래 착한마음으로 서명했는데 돈을 요구하더라고요. 근데 그 때 정말 돈이 한 푼도 없어서 돈 없다고 하니까 그냥 가라고 하더라구요. 갑자기 흑인아저씨 표정이 바뀌어서 무서웠어요. 심지어 이 사람들 진짜 후원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사기꾼이에요. 그냥 다가오면 무시하시고 가까이 오면 밀쳐내셔야 해요. 왜냐면 이 사람들이 진짜 무서운 건 그 종이를 들이밀면서 시선을 분산시킨 사이에 소매치기를 하거든요. 손이 진짜 빠릅니다. 시내투어를 하다보면 정말 많은 집시들을 만나게 되는데 주로 상주하는 곳이 개선문, 콩코드 광장, 튈르리정원, 튈르리정원과 루브르 박물관 사이, 몽마르트 사크레쾨르 대성당 앞이 있는데, 제가 제일 무서워하는 곳은 튈르리 정원과 루브르 박물관 사이에요. 보통 집시들은 3-4명 정도 같이 다니는데 여기는 10명, 15명이 우루루 다녀요. 그래서 얘네들은 대놓고 소매치기를 합니다. 가방을 뺏어가고 악지르면서 달려와서 겁도 주고 그래요. 걔네들이 거기 있는 이유는 종종 경찰이 루브르에서 단속하는데 단속하면 튈르리 정원에 있는 나무들 사이로 들어가 숨거든요. 진짜 얄밉습니다. 그렇게 단속하는 날에는 튈르리 정원이나 콩코드 광장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더러 있으니, 이런 사람들이 보인다면 가까이 가지 마시고 돌아가세요. 그리고 단호하고 무섭게 노!라고 얘기하시고 여유로운 척 하면서 소지품은 꽉잡고 계세요. 너무 티나게 가방 안고 계시면 타겟되기 쉽습니다. 현지인같은 여유 보여주세요.
물론 한국에서처럼 물건 아무데나 두고 다니시면 안됩니다. 식당 카페에서도 바깥쪽에 가방 걸어두지 마시고, 물건만 두고 화장실 가지 마세요. 저는 맥도날드에서 친구랑 옆에 커다란 백팩 두고 먹으면서 얘기하고 있었는데 훔쳐갔더라고요. 근데 가져간지도 몰랐어요. 다른 사람이 알려줘서 달려나갔더니 무거워서 길에 두고 갔더라고요. 커다란 백팩이 바로 옆에서 없어져도 모릅니다. 이제 살아있는 증인으로서 주의사항을 안내드렸구요. 이것까지 듣고 무서워서 안나가고 싶으실 수도 있는데, 저는 새벽에도 잘 돌아다닐만큼 그렇게 파리가 무섭지 않았어요. 제가 이런 일들을 겪었던 것은 너무 방심하고 있었을 때입니다. 이어폰을 꽂고 계실테니 더 주의하시고 걱정이 되신다면 한 쪽만 꽂고 들어주세요. 준비되셨으면 이제 별도보고! 뽕도따러! 출발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