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00 시작
00:13 백화점을 주제로 한 이유
01:35 오디오 가이드 내용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파리의 백화점 중 하나인 ‘봉 마르세’를 통해 백화점의 탄생과 역사에 대해 안내해 드릴 안내견 규리입니다. 반갑습니다. 역사를 전공하고 있는 저에게 유럽은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고, 상상력을 너무나도 자극해 주는 곳이에요. 그때 여긴 어땠을까?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하는 호기심과 상상력에 여행지에서 문득 궁금해진 걸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했어요.
파리 여행 중일 때도 마찬가지였죠. 파리 여행 중 제가 궁금했던 곳은 바로 백화점! 봉 마르셰, 라파예트, 쁘렝땅 등 제한된 시간 속에서 어느 백화점을 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잠깐 어느 백화점이 처음 생긴 걸까? 어디가 근본인 걸까? 백화점이 생길 때부터 백화점이라고 등장한 걸까? 하는 궁금증에 백화점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 백화점은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를 구매하러 가거나, 신상품이 나왔다는 소식이 들리면 긴 줄을 기다리면서까지 가기도 하는 곳인데요. 화려하고 예쁜 곳에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 좋고, 새로운 걸 산다는 생각도 좋고, 백화점에 가는 순간은 매 순간 설레는 거 같아요. 이렇게 설렘으로 가득한 백화점은 대체 어디서 처음 등장했을까요?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사실 여러분들도 정답을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패션의 수도 ‘파리’!!입니다.
이 오디오 가이드에서는 백화점이 언제, 어떻게 탄생했는지, 당시 파리지엔들은 어떤 상품에 환장했는지, 어쩌면 본인이 구매하고 있는 모습은 백화점이 의도한 것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에 대한 궁금증을 최초의 백화점인 ‘봉 마르세’를 중점으로 백화점의 역사와 당시 사용했던 전략, 공략했던 심리 등을 통해 안내해 드릴게요.
저와 함께 걷고 나시면, 여러분은 백화점을 이전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며, ‘200여 년 전 파리지엔들과 지금의 내 모습이 다르지 않구나!’ 하는 생각을 하실 수 있게 될 거에요. 백화점으로 가는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걸어볼게요! 아, 느끼셨겠지만 제가 부산 사람이라 사투리가 조금 있어요. 최대한 표준어로 말해볼 테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세요. 그럼 출발하실까요?

아케이드-파사쥬

파리개조프로젝트

19c 파리 모습과 구별짓기

00:00 시작
00:14 아케이드-파사주 속 상점에서의 쇼핑 환경
02:12 신유행품점의 쇼핑 환경
03:37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아케이드-파사주
04:18 줄줄이 도산하게 되는 신유행품점
파리지엔들의 쇼핑몰로 자리매김했다던 아케이드-파사주, 사실 그 속의 상점들은 쇼핑하기 썩 좋지 않았어요. 지금은 우리가 쇼핑할 때 상상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있었거든요. 반짝이는 가스등 밑에 눈길을 끄는 쇼윈도, 그 속 상품에 이끌려 매장에 들어가면, 실제로는 낮은 천장과 어두운 실내, 더불어 상품이 먼지와 함께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이었죠. 매장 내부나 외부 모두 밝고 깨끗하고, 상품별로 잘 분류된 지금의 모습보다는 오히려 답답한 느낌이었죠.
더 당황스러운 건, 이런 상점에 대한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던 것입니다. 출입이 자유롭지 않다니? 특정 계급만 들어갈 수 있고 뭐 그런 건가요? 아닙니다. 신분에 따라 들어가고 못 들어가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 번 들어가면 무엇인가를 구매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었어요. ‘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의 기원인 셈이죠. 여러 매장을 편하게 돌아다니며 가격 비교를 하는 우리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죠. 가격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를 결정하고 가격을 알아봐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었답니다.
근데, 구매를 결심을 하고 가게에 들어가더라도 가격이 정확하게 명시되어 않았어요. 엥? 그럼,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금액을 알고 구매를 하죠? 당시 사람들은 가게 주인과의 흥정을 통해 상품을 구입했는데요. 이런 흥정을 통한 구매는 사람들에게, ‘내가 지금 사기를 당한 것은 아닐까? 합리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한 게 맞나?’하는 심리적인 불편함을 안겨줬어요. 실제로 비싸기도 했고요. 이런 상점들은 당대 사람들에게 ‘사기를 가르치는 곳이다.’ ‘사라져야 할 곳이다’라는 평을 받을 정도였죠. 이러한 이유들로 파리지엔들은 점차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데, 어쩌면 당시 많은 파리지엔들도 저처럼 아이쇼핑만 했을 수도 있겠네요.
자, 그럼 새롭게 등장한 신유행품점! 불편함이 가득했던 기존의 상점들과 전혀 달랐습니다. 우선, 가게 내부도 밝았고, 높은 천장으로 답답한 옛 상점들과는 달랐죠. 훨씬 넓어 보이는 공간에, 깔끔하게 정돈된 상품들은 눈길을 더 끌었으며 원하는 상품을 찾기에도 편했습니다. 또한 흥정을 하더라도 비쌌던 기존 상점에 비해 박리다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죠. 이러한 가격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어서 ‘혹시 내가 바가지를 쓰고 있나?’하는 심리적 부담감으로부터 해방되어 맘 편히 쇼핑할 수도 있었던 거죠. 매장의 출입 또한 자유로워, 지금의 우리처럼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며 가격 비교를 하고 그 중 맘에 드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었던 겁니다.
놀라지 마세요. 신유행품점에서는 심지어, 반품도 됐어요. 기존의 상점들은 반품이 전혀 안되는 반면, 신유행품점에서는 상품에 문제가 있다면 반품도 해줬어요. 너무 들떠서 말했나요? 사실, 지금의 우리 쇼핑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처음으로 이뤄졌던 거라 저도 모르게 조금 들떴네요. 이렇듯 신유행품점은 기존 상점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새로운 쇼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겁니다.
쇼핑하는 상점 자체의 변화와 더불어, 오스만의 파리 개조 정책은 파리지엔들을 아케이드-파사주 밖으로 이끌었습니다. 가스등으로 반짝이던 아케이드-파사주는, 파리 개조 정책 이후 대로를 따라 설치된 가로등에 밝게 빛나는 신유행품점들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았어요. 또한 보행이 편리해지고 새로운 대중교통의 등장으로 대로변의 신유행품점으로의 접근성 또한 향상되었죠. 이렇듯 쇼핑하기 더욱 좋았던 신유행품점으로 인해 파리지엔들에게 더 이상 아케이드-파사주는 매력적이지 않았고 쇼핑할 이유도 없어진 거죠.
새로운 쇼핑지로 자리 잡고 발전을 거듭하던 신유행품점, 안타깝게도 11월 혁명과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 등 사회 혼란과 더불어 경기 침체가 이어져, 줄줄이 도산하게 됩니다. 하지만, 봉마르셰는 경기 침체를 뚫고 살아남았는데요! 과연, 봉 마르셰는 다른 신유행품점들과 무엇이 달랐기에 살아남아 최초의 백화점이 될 수 있었던 건지, 봉 마르셰만의 특별함을 알아보러 가보자고요. 다음 챕터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봉 마르세가 최초의 백화점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